김창수 경기대 관광이벤트학과 교수

한국의 대학축제는 5월 중순에서 6월 초에는 봄축제, 9월 중순에서 10월 말경에는 가을축제로 열린다. 주요 프로그램은 각종 인기 가수공연이나 주점, 오락행사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대학축제는 학과마다 주점을 통한 수익사업과 유명가수나 연예인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는 상업성과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여 사회적 문제까지도 야기되면서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여학생들을 상품화하는 또 다른 작은 사회의 부조리한 단면도 보여준다. 대학축제가 학문탐구에 대한 새로운 자극과 활력을 도모하고 대학의 정체성을 표현하여 대학생들의 공동체 의식 함양을 목적으로 개최해 오던 것이 대중소비 향락문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학문화의 문제점이 사회 이슈화 되고 있다.

대학축제의 무분별한 음주와 반사회적 행동들이 이슈화되면서 최근 대학에서는 지성인에 걸 맞는 대학축제를 만들자는 각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학축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몇몇 대학에선 자구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이미 만연된 대학축제 문화를 바로 잡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대학축제의 상품화에 대한 비판, 진정한 대학축제문화로의 전환 등 새로운 사고와 변화가 필요하며 이러한 변화들과 함께 앞으로의 ‘대학축제가 나아가야 길’에 대한 폭 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대학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축제로 개선돼야 한다.
대학축제에서 어떤 연예인을 섭외하느냐가 축제의 성공요인으로 비춰지고 음주와 공연중심의 대학축제 프로그램은 대학문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소비 위주의 놀이 중심문화가 아닌 대학문화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문화가 담겨있고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건전한 문화를 주도하는 것이야말로 학생들이 진정 참여하는 대학축제일 것이다. 술과 자극적인 놀이문화로 얼룩진 축제를 탈피하기 위해 매년 행해지는 연예인 초청행사, 주점운영, 선발대회, 가요제 등과 같은 프로그램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문화 프로그램의 창출이 필요하다. 대학에서는 대학생들의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 대학생 간의 공동체를 강화하는 기획력 등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대학생들은 대학문화를 즐길 수 있음을 물론 나아가 지성인으로서 사회에 한 목소리 낼 수 있는 그들만의 다양한 축제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대학축제여야 한다.
축제란 본래 다 같이 함께 즐기는 것이다. 대학문화를 보여주고 알려주기 위해 지역주민에게 개방된 열린 축제의 형태로 가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대학과 지역사회가 지역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형태로 대학축제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결국 대학문화가 큰 틀에서의 지역문화인 셈이다. 최근 일부 대학에서 지역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바자회나 체험행사 등을 기획하면서 다양한 지역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학이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와 봉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건전한 축제문화를 조성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따라서 겉으로 화려하고 대중문화만을 쫓아 재미만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거부하고 대학생과 지역주민들과 같이 하는 새로운 대학축제문화를 창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지는 대학축제가 돼야 한다.
오늘의 우리 대학생들은 취업고민, 축제에 대한 식상함 등으로 대학축제를 비롯하여 학교행사조차도 참여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띠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을 학생만의 문제로 지적할 수는 없다. 대학에서는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축제 참여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 왔는지 자문을 해 봐야 한다. 대학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고 우리 대학만의 독자적인 축제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대학생만의 건강한 개성을 보여주고 대학문화의 고유성을 확보하여 즐기게 하도록 대학에서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를 위한 문화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대학축제의 기획단계부터 프로그램 공모,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 단과대나 학과별 축제운영 조직구성, 전문가컨설팅 지원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대학축제는 대학문화의 꽃이다. 대학축제는 전체 학생들이 참여하여 일체감을 이룰 수 있는 진정한 대학문화의 장이 되어야 한다. 대학생 간의 원활한 소통과 공동체의식을 자연스럽게 체감하면서 대학축제가 문화충족의 중요한 매개자로서 그 진정한 가치와 지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와 학생, 이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미래 세대인 대학생들이 가져야 할 가치관과 바람직한 사고는 대학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생들 스스로 정화의식을 통하여 대학문화의 가치가 구현되면서 지역문화의 핵이 될 수 있도록 좋은 대학축제가 만들어 지길 기대해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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