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도 학생을 가르치려면 자격증을 따라.'

대학 교수의 역할 중에서 상대적으로 무시돼 왔던 학생 교육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면서 캐나다에서는 최근 들어 대학 교수도 일종의 교원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다. 주로 연구 활동에 치중했던 대학 교수 사회에 변화 요구가 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고등교육 전문 잡지 유니버시티어페어스(university affairs) 최근호는 이런 움직임이 교수 사회의 불만이나 고등 교육 제도상의 문제점 등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 고 점차 세를 얻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에서 대학원생이나 교수를 대상으로 교수법을 향상시키기 위한 행정 기구를 둔 곳은 최소한 37개에 이른다. 이중에서 아예 자격증을 수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만도 8개나 되며 내년에는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대학 교수를 대상으로 마치 초중등학교와 비슷한 교원 자격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이 늘어나게 된 데는 학생 교육 부문의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는 인식과 함께 연구 활 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돼 온 교수법 등 학교 교육 방식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는 여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해마다 똑같은 강의와 판에 박힌 일방적인 교육이라는 부정 적 인식과 풍토를 개선하지 않고는 대학이 제 사명을 다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최근에 이러한 자격증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브리티시콜럼비아대는 '교육 소비자 중심'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교수들에게 1백50시간 짜리 관련 프로그 램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수들은 각종 워크샵을 통해 서로 의 교수법에 대해 토론을 하고 어떤 방법이 학생들의 사고력 증대에 좋을 것인지 등을 고민한다. 심지어 강의하는 모습을 비디오테이프에 담아 서로 논평을 하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은 특징상 일명 '그룹 모델'로 불리기도 하는데 두 명의 교수가 팀을 이뤄 다른 교수의 강의법 등을 논평하는데 따른 것이다. 교수끼리 서로의 강의법에 대해 논평을 해야 하는 다소 '난처한' 프로그램 진행 때문에 처음에는 불편해하지만 점차 적응해가고 결과적으로 봤을 때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이 프로그램의 관계자는 말한다.

캐나다에서 이같은 대학 교수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교원 자격증 프로그램을 맨 처음 시행한 곳은 뉴브룬스윅대와 요크대로 지난 9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뉴브룬스윅대는 현직 교수는 물론 2백70명의 대학원생이 현재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향후 교수로 서의 길을 걷고자하는 이들이 초창기에 이런 프로그램을 듣는데 장래로 봤을 때 효과가 있 다는 판단에서다. 학생들 역시 이 프로그램에서 자격증을 취득해 놓는 게 장차 교수직을 얻 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교수 사회의 회의론이나 거부감도 적지 않은 편이다. 교원 자격증을 따는 게 반드시 강의법 향상을 가져온다고는 볼 수 없는 데다 연구 활동에 치중해 왔던 기존 방식에 익숙한 교수들에게는 새로운 부담 거리로 작용한다는 점 때문이다. <김재 영 객원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