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교수·교직원·동문 모금 “ 자회사 데스밸리 넘는데 큰 힘 될 것”

산학협력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동문의 힘 컸다”

 

[한국대학신문 정명곤·손현경 기자] 대학기술지주회사가 투자조합을 결성해 자산을 직접 운영하는 펀드가 연세대에서 국내 최초로 출범된다. 연세대는 교수, 교직원, 동문들로부터 모금한 펀드를 올해 안에 출자하고 자회사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24일 본지의 취재 결과에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 4월 개정된 산학협력법 시행령 개정안을 기반으로 올해 안에 연세스타트업펀드(가칭)를 출범한다.

앞서 지난 4월 5일 국무회의에서 대학기술지주회사의 업무 범위에 '투자조합운영'이 추가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산학협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연세대 지주회사는 개정안을 근거로 조합으로서 운용의 주체가 돼 교수와 교직원, 동문들로부터 모금한 펀드를 운용하게 된다. 연세대는 자금을 초기 투자유치가 어려워 고사하는 자회사에 투자해 생존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연세대 펀드와 같은 동문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 회수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롱런 투자라는데 있다.

자회사의 경우 수익을 내는데 평균 1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수익 회수 기간이 5~8년 정도로 짧은 벤처캐피털(VC)들은 투자 회수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며 투자를 꺼린다.

반면 동문펀드의 경우 수익 회수 기간을 길게 설정할 수 있어 자회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시기까지 기다려 줄 수 있으며 이런 이유로 초기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훈배 연세대 산학협력 본부장은 “정부에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기 전까지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자회사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대학기술지주회사도 조합을 결성해 펀드를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언했다”며 “다행히 정부에서 건의사항을 받아줘 다행이다”고 말했다.

연세대의 펀딩 성공사례는 네임벨류가 높은 대학들의 지주회사들이 동문들을 중심으로 대학 자체 펀딩을 설립하고 유도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A사립대학 산학협력 단장은 “연세대 펀딩 성공 사례는 동문의 힘이 가장 크다”며 “우리학교도 동문들이 힘을 모아 대학 자체 펀딩을 유도하는 방향을 시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세대의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체 대학으로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이지훈 국장은 “이름 있는 높은 수도권 대학들은 탄탄한 동문들을 바탕으로 펀딩을 수월하게 이루어 낼 수 있겠지만 재정과 동문 네트워크가 풍요롭지 못한 대다수의 대학들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자회사들이 데스밸리를 넘기는데 필요한 자금들의 원활한 확보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며 “연세대의 펀드는 자회사들이 데스밸리를 넘기는데 굉장히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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