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사제도, 양보의 미덕으로 '대타협' 이뤄야
[사설]강사제도, 양보의 미덕으로 '대타협'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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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사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자문위원회의 협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태의 민감성을 반영해 구체적인 자문위원의 신상과 내용은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는데, 아직 뚜렷한 합의안 윤곽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당초 5월까지 정책자문위원회 합의안을 내겠다는 내용을 올해 업무보고에 담았지만 개정안을 제출하는 8월까지 의견을 모으고 조율할 전망이다.

대학, 강사, 정부, 국회 관계자들 역시 시한을 정해두기는 했지만 쉽게 합의안이 도출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 눈치다.

정부는 예산상 어려움과 함께 사립대 강사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호소하고, 대학은 수년간 재정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강의료 인상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사들은 대학이 오랜 기간 강사들을 제대로 처우해주지 않고 정부 제도상으로도 강사들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호소하는 형국이다. 강사단체 중 한 곳은 아예 강사법을 시행하라고 다른 소리를 내고 있다.

강사법이 세 차례나 유예된 상황인 만큼 이번에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법과 실질적인 예산 지원, 앞으로도 개선해나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는 의견은 공통적이다.

강사법 개정안은 이제 와서 폐지로 가닥을 잡으면 안 된다. 보다 넓은 안목으로 대학 교수제도 전체 판을 짠다는 생각으로 개정안을 다뤄야만 현재 차별적인 교원제도의 병폐를 없앨 수 있는 길이다. 세 차례 유예된 강사법처럼 여러 예외 규정을 두면서 유명무실한 법안을 만드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처우 개선 문제는 예산당국의 의지가 필요하다. 지금껏 강사 인력을 낮은 비용으로 운용해온 만큼 이제라도 제대로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산당국은 세계적인 고등인재 교육을 맡는 고학력 인재들에 대한 투자를 아까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현재 강사들이 핵심적으로 요구하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와 관련 평가지표 등을 보완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를 바란다.

대타협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에 있는 모두가 양보가 필요하다. 대학들은 합의안에 적극 동참해야 하며 휴게공간 마련 등에도 나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강사들 역시 한 번에 처우개선과 신분안정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면 좋겠으나 한술 밥에 배부를 수 없듯 큰 한걸음 이후 단계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동참해줄 것을 청한다. 한국대학신문 역시 지속적으로 강사들의 목소리를 전할 것이다.

강사제도가 5년 이상 유예되는 동안 이처럼 고통 받은 강사들의 삶은 방치돼 왔다. 서울대 음대는 지난해 12월 강사법 시행이 유예되기 전 5년 단위의 공채를 1년 단위로 바꾼 뒤 일자리를 잃은 강사들은 '부당해고'라며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하는 한편 지금도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어느 정도 정책자문위원회 협의체 내부 합의안이 도출된다면 즉시 대중에 공개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20대 국회의 교육 분야 상임위원회도 강사법 개정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조정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 사회적 합의를 모을 수 있는 힘은 국회에 있다. 지난 3차례 유예 동안 정부와 강사단체에 책임을 미루며 차일피일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조정 역할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강사문제는 곧 대학 전체의 문제요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미래 교육을 위해 모두가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며 역사 속 '모범적인 갈등 조정' 선례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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