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와 세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인간의 고유한 특성을 개발하고 육성하는데 앞장서겠다"는 호남대 윤형섭 총장은 교육부장관과 한국교총 회장, 한국교육개발원 이사장 등 굵직한 공직 경험을 거친 이력답게 교육 문제에 관한 한 강한 자신감이 베어있다.

호남대 6대 총장에 취임해 7개월째를 맞고 있는 윤총장의 재임 소감과 학교 특성, 발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본다.

-. 다소 늦었지만 총장 취임을 축하드리며 소감이나 감회가 있다면 한 말씀.

호남대학교에 부임하면서 내 생애의 마지막 봉사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해 학교를 꾸려나갈 생각이나. 이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호남대에서 우리의 사랑하는 젊은 학도들이 자극과 감화 속에서 올곧은 길로 뻗어 나가고 교수와 직원들의 미래가 조금이라도 더 밝아지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리고 나로 인해 친애하는 우리 졸업생들의 명예가 드높아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으며 내 평생의 보람으로 삼을 것이다"

-. 재임 기간 중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항은 무엇이며 호남 대학의 특성을 든다면.

우리 대학은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으로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대학의 발전을 위해 그 동안 부단히 노력해 왔다. 특히 21세기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역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그동안 국가정책에 부합할 수 있는 정보통신 특성화분야를 중점 육성 발전시켜 왔다.

때문에 앞으로도 이러한 대학 특성화 분야를 더욱 확고히 하여 성공적으로 특화시켜 추진해 나갈 것이며 아울러 지역화 교육과 민족화 교육, 세계화 교육에 역점을 두어 명실공히 지역의 명문 사립대학으로 실력 있는 인재양성을 위해 매진할 생각이다.

-. 교육부장관과 대학총장 등 오랜 기간 교육계에 종사하시면서 느끼신 감회가 남 다르리라 여겨지는데 교육 철학이나 소신은.

그동안 교육과 교육행정을 맡았던 한 사람으로서 교육신념을 굳이 말한다면 피교육자 각자가 개인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아를 구현하는 데 두고 있다. 즉 개인의 발전과 능력을 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교육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취암사에서도 일부 언급했지만 교양교육 강화에 진력해 인간의 양심과 휴머니즘을 지키는 인간화 교육에 힘쓰겠다고 강조한 것도 평소 소신에서 나온 말이다.

-. 최근 대두되고 있는 공교육이나 기초학문 위기론의 원인과 대안은 어디에 두고 있는지.

공교육 붕괴에 대한 우려는 학교 교육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변화, 즉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가 학교교육보다 훨씬 더 빠르고 화려하게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생겨난 양자간 궤리와 격차에서 비롯된 것이다.

때문에 그 대책은 교육게 내부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국가적 차원에서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현장에 대한 자율권의 신장과 교육 투자의 과감한 증대는 그 해결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대학 사회에 퍼져있는 기초학문의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BK 21 등 정부의 재정지원정책이 그간 정보통신이나 생명공학과 같은 응용학문에 편중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된 학부제 출범체제에서 비인기학과 폐강이 속출하면서 심화되었다.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보았을 때 반드시 고수하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희소가치의 학문분야 등은 어떻게 보장할지 균형있고 장기적인 안목의 발전정책이 요구되며 특히 학부제 도입에 있어서 획일화는 절대 금물이다.

-. 경쟁 원리에 내몰린 지방대학의 위기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도 많은데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며 정책당국에 바라는 사항이 있다면.

장차 지방 군소 대학에 닥칠 생존 위협은 불을 보듯 뻔하며 사립대학은 물론 국립대학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특히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2003년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그러므로 지방의 사립대학은 무리한 규모 확장을 삼가야 할 것이며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개발하고 육성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공 사립을 막론하고 지방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사자보다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줘야 할 몫이 더 크다. 이들이 대학에 대해 보호와 육성을 위한 적극정책을 쓰는가, 아니면 획일적 통제와 관료적 규제를 능사로 삼는가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재정지원의 확대와 대학에 대한 민간자본의 유인정책 및 법 제정, 대학 존엄과 자율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학생들의 입학 퇴학에 관해서는 총장의 고유권한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렇게 했는가의 여부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하는 현명함이 있어야 할 것이며 그래야만 지방자치의 참뜻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 21세기를 맞아 호남대학의 경쟁력은 어디에 두고 있으며 구성원들에게 기대하는 사항이 있다면.

세계화, 정보화, 특성화 교육, 그리고 전인교육은 우리 대학이 지향해야 할 교육목표이며 우리 호남대의 창학 이념과도 부합된다.

따라서 특성화 분야를 더욱 활성화시켜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아갈 생각이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단합과 애교정신을 더욱 가져달라는 것이며 구성원들이 화합과 신뢰를 바탕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대내외적으로 굳건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프로필

윤형섭 총장은 지난 1957년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대학원과 연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60여년간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육사와 연세대, 명지대, 일본 게이오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하는가 하면 지난 94년에는 건국대 14대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986 년 대통령 교육개혁심의회 위원으로 정부와 인연을 맺은 이래 88년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제 23대 회장, 1990년 교육부 장관, 1991년 한국교육개발원 제13대 이사장과 UNESCO 한국위원회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99년에는 대통령 직속 반부패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정책단체의 수장 또는 자문위원으로 활약해왔다. 저서로는 한국정치론(박영사/1988), 정치와 교육(박영사/1099) 등 다수.

만난 사람 = 김광언 편집국장, 정리 = 김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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