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첫날 1만2178명 참가, 역대 최대 규모 눈앞

서울대·육군사관학교 참여로 학생 관심도 높아
매번 지적된 정보 부족 논란, 올해도 ‘여전’

▲ 전국 140개 4년제 대학이 참가한 ‘2017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2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A홀에서 열린다. 개막 첫날부터 학생과 학부모 등 많은 방문객들이 박람회를 찾았다.(사진=이재익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익·구무서·최상혁 기자] 2017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막을 올렸다. 역대 최다 인원인 2만5000여 명이 수시 선발로 대학에 가는 해인만큼 대학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람회 첫 날인 28일 하루에만 1만2178명이 등록했다. 28일 삼성동 코엑스 1층 A홀에는 아침부터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교복을 입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온 학생들은 물론 부모님 손을 잡고 기다리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학교 간의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입학상담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수도권 쏠림 현상이나 입시 정보 부족 등이 아쉽다는 지적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 유병진 명지대 총장이 개막식 후 명지대 부스를 찾아 학생들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사진=이재익 기자)

■ 아침부터 줄서서 대기, 지방서 올라온 사람들도 = 올해 수시전형은 여느 해보다 주목받고 있다. 2017학년도 대학 입시는 전체 입학정원의 70.5%인 2만5000여 명을 수시전형으로 선발한다. 특히 정량적 평가가 아닌 종합적 평가가 주로 이뤄지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지난해보다 약 5000여 명 증가한 7만2101명을 선발하기 때문에 정보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입시 관계자들의 평이다.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의 전형 정보를 얻기 위해 학생 및 학부모들은 개막 전부터 줄을 서며 기다렸다. 개막식 직후인 오전 10시 30분을 기준으로 경희대 부스 대기 번호표는 168번을 찍었다. 이화여대 부스 앞에서도 60여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개막 후 5시간 만인 오후 3시 30분에는 이미 박람회 방문자 수가 6600명을 넘어섰다.

압구정고 김재민 학생(19)은 “오늘 수시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 8시부터 코엑스에 와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140개 4년제 대학이 한곳에 모인 수시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도 있었다. 경북 영주여고 김민정 학생(19)은 “오늘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경북 영주에서 새벽 6시 15분 차를 타고 왔다”며 “배터리와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동아리 활동과 프로젝트 대회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 문성고 학생들은 버스 한 대를 빌려 단체로 참가하기도 했다.

▲ 서울대와 육군사관학교가 올해 수시박람회에 처음 참여해 방문객들의 주목을 받았다.(사진=이재익 기자)

■ 서울대·육군사관학교 참가…학생들 관심 UP = 이번 수시박람회에는 서울대와 육군사관학교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두 대학 모두 지난해 수시박람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만큼 박람회장을 찾은 학생들의 관심이 쏠렸다.

서울대는 이번 수시박람회를 계기로 서울대를 둘러싼 오해를 풀 계획이다. 정시 기반 신입생 모집 대학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을 늘려 수시 모집서도 인원을 많이 뽑는다는 것을 알릴 목적이다. 또 단순히 입학사정관 입시설명뿐만 아니라 부스를 찾은 고등학생과 학부모에게 서울대 재학생이 직접 학교 내 분위기 및 학과전공 등을 설명해 현실적인 입시상담을 진행했다.

서울대 부스를 찾은 한 고등학생은 “2학년 때도 왔지만 그때는 서울대가 불참해 관련 정보를 얻지 못했는데 올해 참여했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이 생겼다. 단순히 입시정보뿐만 아니라 재학생이 학과 설명을 해줘 훨씬 현실적인 입시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이번 수시박람회를 육군본부와 함께 진행한다. 단순히 육군사관학교의 입시정보뿐만 아니라 육군 장교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함께 설명한다는 취지다. 현장을 방문한 학생과 학부모는 상담을 통해 육군사관학교 입학 외에도 학군단, 3사관학교 등 장교가 될 수 있는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육군본부 최규종 모집홍보기획관은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육군사관학교를 통해서만 군 간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군 간부가 될 수 있다”며 “재학생들이 이번 수시박람회를 통해 군 간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 상담을 진행하고 격려하겠다”고 밝혔다.

▲ 학생들은 각 대학의 1대1 입시 상담을 진행했다. 강원대 부스를 찾은 학생들이 입학담당자들과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이재익 기자)

■ 프라임 학과 필두로 지난해와 달라진 요소에 관심 집중 = 올해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PRIME)사업 결과가 발표되면서 수시 전형에서도 변화가 발생했다. PRIME사업에 선정된 학과들이 사업에 맞춰 특색 있는 학과를 신설했기 때문이다. PRIME 신설학과들은 학교에서 집중 육성하는 점과 함께 장학금제도가 마련돼 있어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태선 경운대 입학처장은 “PRIME 신설학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와 상담을 받고 간다”며 “장학금 등의 혜택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집중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PRIME사업으로 신설학과를 맡게 되는 윤영식 건양대 교수(기계공학)는 “상담을 받으러 오는 학생 중 PRIME사업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설명을 들으면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혜택이 많다 보니 PRIME 관련 학과만 중점적으로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울 선정고에 자녀가 재학 중인 박 씨는 “건국대, 한양대 ERICA캠퍼스를 포함해 PRIME사업에 선정된 대학만 중점적으로 가고 있다”며 “정부 지원도 받고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려 하니 나중에 자녀들의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장학금 혜택도 많아 관련 학과로 진학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적성전형을 신설한 삼육대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삼육대 김현호 입학관리팀장은 “적성전형이 신설된 것을 몰랐던 학생도 상담을 통해 알려주면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적성전형 모의고사집을 만들어 배부하는데 학생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상담을 받은 염광고 최미현 학생(19)은 “아직 적성전형으로 진학하려고 결심한 것은 아니지만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 상담을 받았다”고 말했다.

▲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 간 방문객의 관심 격차는 대기 번호에서 나타났다. 중앙대는 수시박람회 개장 2시간 만에 상담 대기 번호가 120번을 넘어섰다.(사진=최상혁 기자)

■ 수도권대학 쏠림 현상 보여…정보 부족 아쉬움도 여전 = 수시박람회 첫 날,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북적인 곳은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 부스들이 많았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개막 2시간 만에 상담 대기 번호가 100번대가 넘어간 반면, 지방대는 일부 거점대학을 제외하고는 주로 한산했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이번 수시박람회가 서울에서 진행되다 보니 아무래도 지방대에는 관심이 많이 쏠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평일이 지나고 주말이 되면 지방에서 많은 학생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매해 논란이 됐던 정보 부족은 올해도 문제가 됐다. 대교협과 대학에서 진행한 사전 홍보와는 다르게 실질적으로 상담을 통해 이뤄지는 정보제공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서강대 부스를 찾은 한 학부모(49)는 “서강대에 관심이 있었는데 1대1 상담은 없고 집단 설명회만 있었다. 단체로 설명을 들으니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서강대 관계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단체 설명회를 진행했다. 부족한 정보는 8월 서강대 입시 상담회를 개최해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 수도권에 인접한 대학일수록 방문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방대 관계자들은 주말에 많은 지방 학생들이 찾아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사진=이재익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