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련 임원단 대회,국립/사립대학법 제정 등 논의

▲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 18일 김해 인제대에서 열린 사교련 임원단 대회에서 발제하고 있다.(사진=이연희 기자)

[김해=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하반기 국회에서는 대학구조개혁법 제정 이전에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설립근거를 두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며,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설립하자는 법안(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등이 야당의 대표적인 대학정책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내년도 대선을 앞두고 대안 제시 등 의제 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오후 2시 김해 인제대 본관에서 개최된 2016 전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사장 박순준, 사교련) 임원단 대회는 ‘20대 국회에 제안하는 희망의 대학정책’을 주제로, 현 교육부 정책에 비판적인 대학교육 전문가들이 참석해 대안적인 정책들을 제시했다.

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었던 배재정 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대 국회 대학정책에 대한 반성과 20대 국회의 과제’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았다. 배 전 의원은 지난 국회 교문위 활동에 대해 “역사교과서 정국으로 여야 대치가 극심해 대학 관련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안타깝다”며 “20대 국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교육 의제 설정이 필요하다.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전방위적 평가와 토론을 통해 국립대학법과 사립대학법 제정 및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등 대안 마련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책대안 발표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반상진 전북대 교수(교육학과)는 ‘대학 구조조정 어떻게 할 것인가. 구조개혁에서 체제 개편으로’주제의 발표에서,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단순 규모 감축보다는 입체적이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대학에 대한 법적 지원, 평가체제 개편, 재정지원 등 정부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고등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법적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정책인 만큼 대학구조개혁도 대학 평의원회 위상 강화 등 민주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도록 한 뒤 자발적인 구조개혁 논의가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봤다. 정책 선후 관계도 더 선명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2단계로는 국립대, 사립대별로 대학 네트워크 체제를 자발적으로 구축하도록 정부가 행·재정지원을 하고, 3단계에서는 국립대 공동학위제 등 한국형 대학체제를 구축하는 로드맵을 내놨다.

대학구조개혁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반상진 교수는 “대학구조개혁은 대학교육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역사적인 사건이며, 교육부 안이 정답이 아니라면 현 대학구조개혁 평가는 위험한 시도일 수 있다”면서 “정부는 고등교육 패러다임과 관련해 정부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교육부는 교육 관련 법률이나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정한 게임의 규칙이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부는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 ‘대학 재정지원 어떻게 할 것인가, 재정지원의 전향적 검토’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수연 연구원은 최근 이화여대 사태를 예로 지금까지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은 △졸속적 일방적인 추진 △가산점을 활용한 과도한 정책유도성 평가 △수도권 및 대규모 대학에 국고 편중 지원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방향 시안에 대해서도 “대학구조개혁 평가와 연계하고, 특수목적지원사업이라는 방식은 여전해 재정지원을 무기로 대학을 통폐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장기적으로는 특수목적사업보다는 대학본부에 대한 교부금 지원으로 개편하는 대신 고등교육체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사립대학 자율적인 의사결정구조를 확립하고 재정운영을 위한 법·제도적 개선을 함께 추진해 부정비리와 예산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 후 이어진 토론회 차례에는 지정토론자로는 강재규 인제대 교수, 김용석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가 나섰다. 교육부에서는 배성근 대학정책실장이 찾아 직접 토론을 벌였다. 전국 사립대 등에서 80여 명의 교수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플로어 토론에 참여했다.

박순준 사교련 이사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대학구조개혁법 입법화 저지를 넘어 희망의 대학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 참석자 전원 토론회를 통해 △구조조정으로 위협받는 교원 신분의 보장 및 교권 수호 △교수(협의, 평의)회 학칙기구화 △대학평의원회 의결기구화 △사립대학 총장후보자 선출에 관한 규정 명문화 및 실천 제도화 등 사립대학 현실 진단하고 고등교육의 공공성과 자율성 회복을 위한 제안들을 제20대 국회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발제에 앞서 차인준 인제대 총장은 환영사에서 “대학을 둘러싼 두 개의 단어를 들라고 하면 하나가 ‘미래에 대한 불안’, 또 하나는 ‘설마’” 라면서 “여러 대학 문제들을 누가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는 각자 논의되는 경향이 있다. 추구하는 방향은 결국 같기 때문에 서로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면 접점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 자리에서 고등교육 미래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 총장은 이례적으로 주요 발제를 모두 청취했으며 호스트로서 만찬을 제공하기도 했다.

사교련과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상임회장 조흥식, 국교련) 등은 오는 9월 대학정책학회를 발족하고 20대 국회에서 교문위 야당 의원들과 함께 대학정책 의제를 다듬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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