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수시점수 바탕 합격예측서비스 먹통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교육부가 수십억원을 투입해 만든 대입정보포털 ‘어디가’가 사실상 무용지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6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대학입학전형 종합지원시스템 구축 2단계 사업(대학입학정보 포털) 계획’을 분석한 결과 ‘어디가’의 핵심인 합격예측서비스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비롯한 3가지 입시전형 어느 하나도 합격예측이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미 의원실 측은 학생부종합전형에 필요한 학생부 성적관리 항목의 모든 내용을 채워넣고 ‘수시대학별 점수산출’ 메뉴를 통해 서울대를 검색한 결과 ‘해당전형은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 떴다고 밝혔다.

정량평가 중심인 학생부교과전형도 마찬가지다. 박경미 의원실에 따르면 각 대학들이 내신등급과 수능등급, 백분위, 변환점수 등 전년도 합격생의 다양한 합격정보 중에서 하위 70%, 80%, 90%, 평균 등 다양한 층위로 나뉘는 기준 중 하나만을 선택해 제공하고 있었다.

지난 12일 시작된 2017학년도 수시 점수산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수시원서 접수가 마감된 현재까지도 전년도 입시결과가 누락돼 있는 경우가 다수였다. 실제 수험생이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립대는 학생부교과전형의 모든 학과 전년도 입시결과가 공백으로 남겨져 있었고, 고려대도 전년도 입시결과는 제공됐지만 내신점수를 대학별로 상이한 환산방식에 따라 환산하는 지표는 빠져 있었다.

정시전형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산대의 경우 정시전형의 모든 학과의 전년도 입시결과가 하나의 문서로 만들어져 수험생이 모든 데이터를 입력해도 해당 학과를 검색하기 전에는 정보를 얻기 힘든 구조다. 서울대 일반전형 사회과학계열 학과들은 전년도 입시결과가 전부 누락돼 있기도 했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는 교육부와 산하단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공동으로 제작해 3월 오픈한 사이트다. 운영비 5억4000만원을 포함해 58억3000만원이 투입됐고, 추가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2억 5000만원을 썼다.

박경미 의원은 “국가예산 58억원을 들여 구축한 포털사이트라고 보기엔 제공되는 정보의 양질이 모두 함량 미달”이라며 “학생이 스스로 대학입시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사이트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