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등록금 인상을 앞두고 각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폭 결정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 등 일부 대학만이 등록금 인상폭을 결정한 상태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잠정 등록금 인상폭을 가지고 학생들과 협상중에 있으며 올해도 학생들은 재정운영의 예,결산에 근거한 합리적인 인상안을 제시하라고 학교측에 요구하고 있어 등록금을 둘러싼 학내 갈등도 점차 증폭될 전망이다. 서울대는 지난 7일 열린 기성회 이사회에서 2004학년도 등록금을 신입생은 9.9%, 재학생은 7.5% 인상하고 기성회비를 신입생의 경우 10%, 재학생은 8% 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서울대 총학생회측은 학교측이 학생들과 협의 절차없이 교직원 처우개선비나 연구보조비를 기성회비에 포함시켰다며 인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 홍상욱(경제 4)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교수 1인당 연간 3백60만원 연구보조비를 인상한 것은 지난해 기성회 문제로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한 것”이라면서 “등록금 인상 철회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올해 처음으로 구성된 등록금 협의회를 통해 3차례에 걸친 등록금 협의를 거쳐 지난해 7%보다 다소 높은 8.5% 인상으로 학생들과 합의가 이뤄졌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협상 기간이 기말 고사기간에 진행되어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부족함이 있었지만 이후에 개강총회 등을 통해 학생들에 인상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계열별로 차등을 둬 등록금 인상률을 책정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1월 말 경에 등록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이 확정될 예정이라 지금 시점에선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다"면서 "계열별로 차등을 두는데 인문계가 6.7%의 인상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지난해의 경우 9.5% 인상 계획을 7.5%로 하향 협의했다"면서 "아직 어느 정도의 협상을 할 것인지 정확한 입장은 나오지 않았으며 학교 측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13일 교수협의회와 교직원 노조, 서울.서창 캠퍼스 총학, 대학원 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책정위원회' 회의를 가졌다. 학교측은 이 자리에서 물가상승률과 장학금.실습비 인상분 등을 반영한 9%의 잠정 인상률을 제안했으나 총학측은 일단 동결을 목표로 추후 학교와 협의를 벌여나갈 방침이다. 학생들은 또 총학을 비롯, 각급 단과대 학생회 및 학내 단체가 망라된 교육투쟁연석회의를 구성, 등록금 문제를 논의 중이다. 연세대는 학교측이 16% 인상률을 제시한 가운데 아직 학생들과 협의중에 있다. 배진우(수학 4) 총학생회장은 “학교측이 교수인건비 등 인상원인 제시하고 있지만 이를 재단전입금 등을 확충해서 해결하지 않고 모두 등록금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한 뒤 등록금 책정자문위회원를 통해 합리적인 인상률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숭실대는 지난 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설투자에 들어간 투자비용 확보를 위해 다소 높은 등록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기획조정실 이양주 예산계장은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올해 투자되는 것들이 많아 8~9%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등록금책정위원회에서 학교 측과 학생 측이 협의 중에 있으나 입학관리과의 사정상 15일까지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장 윤지민(컴퓨터 4)군은 "현재 4차까지 협의가 진행됐는데 인상안의 근거 중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집중 추궁했다"면서 "학교 측이 15일까지 협의가 안 돼 일방통보를 할 경우 학생회도 일방적인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가톨릭대는 지난 8일, 1차 등록금 설명회를 갖고 공학계열은 5%, 인문 사회 예능 계열은 6.5% 등록금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과 최인노 계장은 "앞으로 계속해서 등록금 설명회와 학생회와의 협의 과정을 거칠 것"이라면서 "1월 말이나 2월 초에 정확한 인상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총학생회장 박인혜(음악 4)양은 "1차 설명회에서 충분한 설명도 듣지 못해 서면으로 하나하나 답변을 받고 있다"면서 "지금 협상이 아닌 투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여대는 오늘 예·결산위원회(교수협의회장, 노조위원장, 5부처장 등)를 구성, 예산 관련회의를 했다. 이 회의결과 등록금 인상률이 협의되면 이사회에 상정하고 학생들과도 협의할 예정이다. 총학생회는 등록금책정위를 구성, 협의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지난 6일, 1차 등록금조정위원회에서 9.58%의 인상계획을 발표했다. 부총학생회장 김제동(영어교육 4)군은 "현재 2차 등록금 조정위원회까지 진행됐고 예산안 검토과정에서 이해가 안 되거나 지나치게 많이 책정된 부분에 대해 자료 요청을 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대학들이 다른 대학이 올리니까 우리도 올린다는 식으로 등록금을 책정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됐으며 최대한 인상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신여대는 약 9~15%의 등록금 인상안을 학생들에게 제시할 예정이며 아직 협의하지는 않고 있다. 한성대도 등록금조정위원회를 구성, 협의중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없는 상태다. 지금까지 새로 구성된 총학생회와 3차례정도 협의를 갖고 원칙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산대는 2002학년도 이후 입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료 5%, 기성회비 14%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등록금 예고제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해 등록금 책정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남대는 지난해부터 수업료 인상폭이 전면 자율화된 49개 국립대가 올해 수업료를 5% 정도 올리기로 내부적으로 합의한데다 자체 결정분의 기성회비 비중이 등록금의 6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폭이 5~8%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남대는 올해 등록금 인상폭을 8% 내외로 결정한 가운데 총학생회에서는 등록금 동결 주장과 함께 공개적인 등록금 책정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부터 학교측과 협의을 시작해 6일 재협의을 벌이고 있다. 한남대는 교무위원회의를 통해 최종 등록금 인상률을 결정할 계획이다. 배재대는 7% 인상을 잠정 결정하고 등록금 인상을 추진중이지만 총학생회에서는 동결을 주장하고 나서 현재 협상과정에 있다. 학교측은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일인 15일 전까지 학생간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을 볼 예정이다. 이외 경희대와 동덕여대 홍익대 등은 아직 구체적인 인상률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김은영·온형주·정성민·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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