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세포 (T세포)의 암세포 공격 활성화 작동 메커니즘 제시

▲ 건국대 화학과 허용석 교수 연구팀 (뒷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허용석, 박경영, 이현태, 허태원, 이연지, 이주연, 임희진)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암치료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면역항암제의 작동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건국대(총장 민상기)는 허용석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면역체계에 의한 암세포 파괴를 방해하는 면역 체크포인트(immune checkpoint) 단백질과 면역항암제들의 복합체 결정 구조를 규명해 면역 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활성화시키는 면역항암제의 정확한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한 기초연구지원사업(교육부 소관) 및 바이오·의료개발사업(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의 지원을 통해 거둔 이번 연구 성과는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지에 10월 31일자로 게재됐다.

논문제목은 ‘항암 면역치료에서 단일클론 항체에 의한 면역 체크포인트 차단에 대한 구조적 근거(Structural Basis of Checkpoint Blockade by Monoclonal Antibodies in Cancer Immunotherapy)’이다.이번 연구에는 건국대 화학과 석사과정 이주연, 이현태 씨와 석사 신우리 씨가 공동 제1저자, 허용석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특히 전체 저자의 절반 이상이 화학과 학부생들로 세계적 성과의 연구과정에 학부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좋은 사례를 제시했다.

암세포는 일반 정상세포와 달리 면역세포인 T세포에 의해 인식되고 파괴된다. 그러나 암세포는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을 이용해 면역세포인 T세포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다.

면역 항암제는 면역 체크포인트 저해제로 불리며, T세포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을 돕는다. 면역 항암제는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을 찾아내어 암세포의 면역회피 기능을 마비시킨다. 이처럼 면역회피 기능이 마비된 암세포는, T세포에 쉽게 노출돼 제거된다.

2013년 사이언스지에서 '올해의 획기적 연구(breakthrough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한 면역항암제는 1세대 세포독성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이어,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2015년 8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91세의 나이에 전이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암투병 중이라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워낙 고령에 암에 걸려서 회복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놀랍게도 불과 4개월 뒤인 12월 자신이 완치되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카터 전 대통령의 뇌종양 완치는 2014년 FDA 승인을 받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투약한 덕택이라고 말한다.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면역 체크포인트 저해제는 4종으로 모두 단백질 의약품이다.

건국대 허용석 교수 연구팀은 면역 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활성화시키는 면역항암제의 정확한 작동 메커니즘을 3차원 분자구조 연구를 통해 규명했다. 연구팀은 면역항암제가 면역 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활성화시키는 작동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제시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을 찾아내어 암세포의 면역회피 기능을 마비시킨다. 이처럼 면역회피 기능이 마비된 암세포는 T세포에 쉽게 노출되어 제거된다. 그래서 이러한 면역항암제를 면역 체크포인트 저해제로 부르기도 한다.

허용석 교수는 “이번 성과는 면역항암제 효능을 개선시키기 위한 중요한 분자 구조적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항체의약품의 매우 높은 생산단가와 불편한 투약 방법 등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저분자 합성의약품 형태의 면역항암제 발굴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또“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결합 부위와 결합 방식이 서로 다른 면역항암제들을 조합해 암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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