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입학·학사관리 특혜 의혹 사실로

교육부, 최순실 모녀·최경희 전 총장 등 관련자 고발·수사 의뢰키로
교수들 “‘윗선’개입 여부, 징계 교수들과 최씨 모녀 접촉 확인해야”
이화여대 “정유라 입학취소·관련자 징계 차질 없이 진행할 것"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국정농단’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학·학사관리 특혜 의혹이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화여대 교수들은 “‘비선실세의 학사농단‘에 130년 역사 명문여대가 당했다”며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정씨는 입학취소를, 특혜를 준 이화여대 관계자들은 학내에서 중징계를 받을 예정이다. 교육부는 별도로 최경희 전 총장과 최순실 모녀 등을 수사 의뢰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교육부 감사를 통해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화여대가 면접과정에서부터 입학 이후 학사관리까지 최순실과 정유라 두 모녀의 학사농단에 얼마나 무력했는지, 또 지금까지 ‘특혜는 없다’던 학교의 주장이 얼마나 허울뿐이었는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윗선’의 개입 여부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개인의 힘만으로 대학 입학의 기준, 학칙을 바꾸고 입학처장과 교수가 개입해서 무고한 다른 학생의 면접점수를 낮게 주는 범법 행위를 저지르면서까지 정유라 이대에 입학시키고 학사 관리까지 해주었을 리가 없다”며 “위에서 움직임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후 철자는 검찰 수사가 남아있다. 검찰은 일부 교수들이 정씨에게 특혜를 준 대가로 정부의 연구과제를 도맡아 수주했는지 여부 등 교육부가 밝히지 못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특혜 이후 김경숙 학장은 6개 과제, 이인성 교수는 3개 과제 등 총 9건의 과제를 수주해 대가성 특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또 다른 한 교수는 “최경희 전 총장이 정씨가 특혜를 받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실세’였던 윤후정 전 명예총장 등 이사회 쪽에서 지시했는지, 학교차원에서 최순실씨와 접촉이 있었는지 등 구조적인 문제까지 검찰은 파헤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또한 “최순실과 정부와 관계가 깊은 김경숙 학장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데 교육부는 정씨의 입학, 학사 특감만 진행했다. 검찰이 김 학장에 대한 전반적인 핵심 조사를 펼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특감에서 왜 관련 교수들이 정씨를 특혜 입학시키고 학사관리에서도 특혜를 줬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정황은 파악했지만 행정기관 감사권의 한계상 구체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태현 교육부 감사총괄담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장께서 정유라 학생을 뽑으라고 했다’는 입학처 직원들의 진술이 나오기는 했으나 입학처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화여대는 이에 대해 “교육부 특감 결과와 학교 재단이 진행하는 특별감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자 징계와 정유라 학생의 입학취소 등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감사를 계기로 입시 및 학사운영 전반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미비점을 개선·보완해 모든 면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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