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김민수 교수 대학본부 앞에서 천막농성 돌입

지난 1998년 원로교수들의 친일행적을 거론한 뒤 서울대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해 해직된 김민수 교수가 자신의 복직을 요구하며 대학본부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김민수 교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와 교수노조 서울대 총학생회 김민수 교수 등은 29일 서울대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8년 재임용 탈락 이후 11학기째 무학점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김민수 교수의 복직과 양심적인 학문활동 보장을 촉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김민수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대 원로 교수들의 친일행적을 거론하고 학과 패거리 교수문화에 동조하지 않은 괘씸죄에 걸려 부당하게 해직된지 벌써 5년이 지났다”면서 “지난 5년 동안 대학내 상식과 자정능력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랬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천막농성에 들어가는 심경을 토로했다. 김 교수는 또 “대학과 교육부가 어떻게 한 인간의 학자적 생명을 끊고 학문의 자유와 인권, 교권 침해를 5년씩이나 방치해 놓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기대를 걸었던 정운찬 총장이나 이 사건에 침묵하고 있는 일부 동료 교수들 모두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민수 교수의 천막농성을 지지하는 김수행 서울대 교수(경제학부), 박경렬 서울대 총학생회장, 서울대 박창범 교수(지구환경과학부) 등의 지지 발언도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수행 교수는 “총장의 개혁 의지에 기대를 걸며 지난 한 학기 동안 교수와 학생이 시위를 벌였으나 학교당국의 태도에 변화가 없었다”면서 “대학정신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학문 연구와 비판의 자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박경렬 총학생회장은 “김민수 교수의 복직 문제는 학생들의 학습권 차원에서도 꼭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김민수 교수 복직 촉구를 위한 서명운동 등을 통해 이 문제를 구성원 전체의 문제로 공론화 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민수 교수는 지난 98년 서울대 재임용 심사에서 연구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탈락하자 “미대 원로 교수들의 친일 행적을 거론한 데 따른 보복 인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승소, 2심에서 패소한 김 교수는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며, 대학본부측은 ‘절차상 하자 없음’을 이유로 김 교수의 복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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