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수연구자, 거리시국강연 및 결의대회 진행

4.19 이후 첫 집단행동 나선 서울대 교수들도 합류

▲ 전국 대학교수들이 거리에 모여 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과 교수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이후 교수들은 광화문으로 행진하며 촛불집회에 합류했다.(사진=이재익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익·이한빛·윤솔지 기자] “국정농단에 연루된 교수들이 학교로 복직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시위에 나가는 어린 학생들 얼굴 보기가 부끄럽다. 교수자로서 사회적 책무를 절실히 느낀다.”

전국 대학교수들이 거리에 모여 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과 교수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4.19혁명 이후 처음으로 집단 행동에 나선 서울대 교수들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대학교수들 2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26일 서울 종로타워 앞에서 진행된 ‘교수연구자 결의대회 및 거리시국강연’에 모인 교수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총리·내각·새누리당·청와대비서실 해산 △재벌·유신잔당에 대한 특검 및 국정조사 △국회의 박근혜 일파 사회유린행위 철저 조사 △검·경·국정원 등이 행한 부조리 척결 노력과 민주공화국 이행 보장을 요구했다.

거리시국강연에 나선 최갑수 서울대 교수는 “이 땅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서는 것을 보고 매우 감격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최 교수는 “돌이켜보면 지난 삼십년이 아니라 삼백년 동안 우리 사회는 변한 적이 없다. 조선왕조가 망하고 당파 싸움을 하던 세력이 친일, 친미로 연결돼 견고한 세력을 구축했다”며 뿌리 깊은 부정부패의 역사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민주주의를 성찰하고 고민하며 사태를 직시해야 할 때다. 광장에서 주권자인 국민이 주인임을 끊임없이 소리 높여 외쳐야 한다”며 “이 겨울 광장의 집단지성을 모으면 내년 봄엔 더 큰 힘이 모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방학 반납하고 광장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 거리시국강연에 나선 최갑수 서울대 교수는 “광장에서 주권자인 국민이 주인임을 끊임없이 소리 높여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이재익 기자)

두 번째 강연에 나선 김영 인하대 교수는 “현재 우리는 연일 위대한 시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인권과 자유를 위한 대규모 평화집회 겸 시민혁명이라는 것, 한국은 부패했지만 시민은 영웅적이고 깨끗하다는 것을 국내외에 보였다”며 “이번 집회가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는다면 세계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 분석했다.

또한 “이번 집회의 행보는 박근혜 퇴진만이 목표가 아니다.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반민주적인 사회구조의 세대적 청산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대 사태를 교훈 삼아 지금까지 정부와 자본 논리에 길들여져 온 대학의 부패한 관행을 깨야한다”고 전했다.

시국강연 뒤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도 발언자들은 다양한 발언으로 대학사회의 성찰을 촉구했다.

학생발언 연사로 나선 연세대 민주주의 디자이너 대표 이지수씨는 “경제 상황 시스템 논의에 앞서 빈곤 청년들의 삶도 같이 고민해야한다”며 “대기업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도 피해는 결국 청년 몫이다. 근근이 일해야 먹고 사는 청년들은 이 자리에 나올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명연 상지대 교수는 “상지대가 짧게는 6년, 길게는 30년 투쟁 속에 다시 대학민주화 성지로 깃발을 올렸다. 질기게, 끝까지 투쟁하는 자가 반드시 승리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87년의 우를 범하지 말자”며 “교육과 민주 시민을 양성하는 교수들은 각자의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이야기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깃발을 올리자”고 주장했다.

집회를 끝낸 교수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대열을 정비한 후 행진을 시작하며 광화문 집회에 합류했다.

▲ 전국 대학교수들이 거리에 모여 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을 촉구했다. 집회 후 교수들은 광화문으로 행진하며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4.19혁명 이후 처음으로 집단 행동에 나선 서울대 교수들도 뜻을 함께 했다.(사진=이재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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