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37년만에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

'친북인사'로 분류돼 입국이 금지돼 왔던 재독 철학자 송두율(59·뮌스터대) 교수가 37년만에 고국 땅을 다시 밟았다. 송 교수는 22일 오전 항공편으로 부인 정정희 씨와 두 아들(송준, 송린) 등 일가족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공항에는 ‘해외민주인사 한마당’ 행사의 주최측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와 송 교수의 모친과 지인 등 1백 여명의 환영객들이 나와 꽃다발과 포옹을 건네며 송 교수 일행을 환영했다. 송 교수는 인천공항 비즈니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1967년 출국해서 몇 번이나 고향길이 좌절되었지만 오늘 조국땅을 다시 밟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귀국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묻는 질문에 송 교수는 “앞으로 세계화, 지구화 시대를 우리 한반도가 앞으로 어떻게 나갈까를 내자신이 구체적으로 체험하고 구상하며, 상념들을 다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 강단에 서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송 교수는 “독일 대학에서 은퇴할 때까지 5년이 남았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그만 앎이라도 나누고 싶다. 민족의 여러 지성들과도 많은 이야기들을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공항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신을 초청한 서울 중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방문했으며, 오후 6시 숙소인 강북구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송 교수에 대해 임의동행을 요구하거나 체포 영장을 집행하지는 않았다. 국정원 관계자는 “변호사를 통해 자진출두하기로 한 만큼 집행을 유보하겠다”고 밝혔고, 송 교수측 변호사는 23일 자진출두 형식으로 국정원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 교수는 23일 '해외민주인사 한마당' 행사에 참가한 뒤 24일 서대문 독립공원과 안기부 옛터를 방문하고 28~29일 전남대 강연 참석, 5.18 광주묘역 참배, 30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내달 초에 고향인 제주도 방문 등의 일정을 마치고 다음달 중순께 출국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