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세대 등 신입생 학력제고 위해 안간힘

최근 신입생의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가운데 서울 주요 대학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특단의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방대학들은 정원부족으로 인한 학력저하 문제가 더욱 심각해 이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1994년과 98년, 2001년 대학 신입생들의 수능 평균성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입생의 수능성적이 갈수록 떨어지고 특히 지방대와 사립대일수록 점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대가 올해 초 신입생 4천1백55명을 기초학력 시험을 치른 결과 올해 영어에서 '낙제점'(5백점 이하)을 받거나 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은 1천2백91명으로 지난해 9백34명에 비해 더 늘었고, 자연계 신입생 7명중 1명이 수학시험에서 낙제점을 받는 등 신입생의 학력저하 현상이 심각했다. 학력저하가 이처럼 심화되자 서울대는 최근 내년도 신입생부터 입학전 방학기간을 이용, 3~4주간 기초과목 특강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대로는 입학 후 대학 강의를 제대로 따라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서울대 한 관계자는 “신입생들의 학력격차가 커져 기초과목 강의를 사실상 우열반으로 편성하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자연계 신입생은 영어 수학 과학을, 인문계 신입생은 영어와 논리학을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지난 3일 오는 2학기부터 영어·수학 등 기초과목 성적이 우수한 선배가 학력수준이 낮은 후배들을 가르치는 ‘독수리 튜터링’ 제도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독수리 튜터링’은 기초과목 성적 ‘C’ 이하인 신입생이 전공과목 성적 A- 이상인 3~4학년과 대학원생이 개인교사 자격으로 1학기당 16~20시간을 배울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연세대 교육개발센터 한 연구원은 “최근 대학수업을 정상적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많아 선․후배 특별과외 제도를 마련키로 했다”면서 “수업은 영어와 글쓰기, 수학, 화학, 철학 등 계열별 기초 과목에 한해 실시된다”고 말했다. 지방대학들의 신입생 학력저하 문제는 수도권대학보다 더욱 심각하다. ‘정원역전’ 시대를 맞아 대부분 추가모집 합격생들로 채워진 지방대 신입생들의 학력수준이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방의 일부 대학들이 학력저하를 막기 위해 수시모집 비율을 높이고 1차 합격생들을 붙잡기 위해 해외연수 등의 이벤트를 마련하고는 있지만 근본적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 없이는 신입생들의 학력수준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영남대는 지난 1학기부터 ‘기초과학 교양 튜터제’를 실시해 오고 있다. 수학과 통계학 등 8개 기초과목 1백85개 강좌에 걸쳐 선배가 신입생과 후배를 개인지도하는 기초과학 교양튜터제는 학생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영남대 한 관계자는 "교양튜터제 실시로 신입생들의 기초과목 학력수준 향상과 교내 면학분위기 조성 등의 다양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도권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전북의 모 대학 관계자는 “전체 신입생의 학력수준 향상을 위해 그나마 수준이 높은 수시합격자와 정시 1차 합격자를 잡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최근엔 교수들도 동원돼 이번 수시 합격생들의 이탈방지를 위해 직접 전화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이같이 심화되고 있는 ‘학력저하’ 현상에 대해 동의하지만 당장 이를 해결할 뾰족한 대책은 없다는 설명이다. 교육부 학술학사지원과 한 관계자는 “ 대학설립준칙주의가 도입된 이후 대학생 수가 급증한 반면 기초학력 육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며 “대학별로 학생들의 학력을 보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학습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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