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현직 CEO출신 등 47명 대거임용

최근 각 대학이 일선 경영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하기 위한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영입 열풍이 불고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주 정부관료를 비롯해 금융, 벤처, 언론, 산업계 CEO를 망라한 47명을 경영대 겸임교수로 임명했다. 임명된 교수 중에는 강찬수 서울증권회장과 김종창 중소기업은행장, 남용 LG텔레콤 사장 등의 정관계 인사와 언론계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 현직관료인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신철식 기획예산처 사회예산심의관 등 쟁쟁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박윤주(경영학 4)양은 “유수기업 CEO들의 생생한 현장경험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전문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아 벤처창업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원장은 “CEO를 꿈꾸는 경영학도들에게 역할 모델을 제공하고, 리더십, 창의성, 진취성 등을 가르치기 위해 실무에 강한 CEO 등을 교수로 초빙했다”며 “앞으로 다국적 기업 CEO나 외국의 유명 재계인사도 초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희대도 최근 명동사채시장에서 30년간 잔뼈가 굵은 최용근 중앙인터빌 사장을 국제경영학부 겸임교수로 임명했다. 최용근 사장이 사채시장에서 쌓은 기업평가 노하우를 대학 강단을 통해 학생에게 전수시키겠다는 학교측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최 사장은 무려 6천여개 기업의 어음할인률을 인터넷에 공시, 지하자금을 양성화시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 사장은 “처음 교수직 제의를 받고는 거절했지만 지금은 50여명의 학생들이 내 얘기를 듣는 것을 보면 열의가 솟구친다”며 “사회에 진출할 3.4학년들을 대상으로 사례 중심의 설명을 통해 시장분석력을 키워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 14일 M&A 전문변호사로에서 연예기획사 CEO로 변신해 성공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박병무 고문을 모교 법대 강단의 후배들 앞에 세웠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엽기적인 그녀’와 ‘가문의 영광’ 등의 제작과 배급 분 아니라 ‘god' 등 대중가요 음반 제작에 수완을 발휘해 지난해 6백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그는 법대 학생들에게 “통찰력과 친화력을 갖춰 법조계가 아닌 다른 분야에도 적극 도전해 보라”고 권유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같은 CEO 영입 열풍이 대학가의 CEO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채용정보업체에서 대학생 2천5백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닯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1%가 ‘삼성 이건희 회장’이라고 답해 학생들의 CEO에 대한 높은 인기를 보여줬다.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올해초 우석대가 김영석 SK금융부문 부회장을 총장으로 영입한데 이어 대전 혜천대학도 총무처와 기획처장에 CEO출신 경영자인 김선조 화신교역 사장과 나경천 상무이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학의 움직임에 대해 이현청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학도 이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경영인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면서 “CEO 출신 교수의 강단영입도 대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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