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목 변동·변동사항 공지 통해 혼란 최소화 노력

특성과 맞지 않은 오프라인 교육 강화에 불편함 호소
“자격 기준만 강화됐을 뿐 실효성 없을 것” 주장도

[한국대학신문 이한빛 기자] 보육교사의 대면교육과 실습을 강화하는 영유아교육법 개정안의 2017년 1월 적용을 앞두고 사이버대학가는 강화된 대면교육에 대한 준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사이버대만의 특성이 흐려져 학생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영유아교육법 개정안은 2015년 1월 인천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폭행사건이 원인이 됐다. 사건 이후 보육교사의 자격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자격 취득자들의 인성 교육 및 자질 문제가 언급됐다. 더불어 온라인 과정을 통해 이수한 사람들의 인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어린이집 내 보육의 질 개선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월 12일 개정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보육교사의 인성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대면교육과 실습활동의 확대다. 자격취득을 위해 이수하는 17개 교과목 중 9개 과목을 대면교과목으로 지정하고, 8시간의 출석 수업과 1회 이상의 출석시험을 의무화했다.

또 보육교사의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실습 기간을 4주 160시간에서 6주 240시간으로 확대하고, 평가인증을 유지하는 어린이집에서 실습을 받도록 했다.

대학마다 다른 상황을 고려해 일부 대면 교과목은 유사교과목을 지정해 운영하도록 했고, 실습 역시 240시간을 2회로 나눠 운영할 수 있도록 재량을 허용했다.

개정안은 지난 8월 1일부터 시행됐지만,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의 경우 2017년 1월부터 법안을 적용하는 것으로 예외를 두면서 본격적인 적용은 2017학년도 1학기부터 이뤄지게 됐다.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보육교사 자격증 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각 사이버대의 아동교육 관련학과에서는 대면교과목 지정에 대비해 교과목을 변경하고 지원자 또는 기존 재학생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안내와 홍보활동을 통해 개정안의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이버대의 특성과 맞지 않은 오프라인 수업과 실습 운영으로 학생들 불편함이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디지털대 아동학과 이유진 조교는 “설명회에서 현장실습을 120시간씩 2회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지만, 학생과 학교의 상황을 고려해 운영해야 하는 만큼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여러 변수를 지켜본 뒤 분할 실습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밝힌 한 사이버대 조교는 “전국적으로 학생이 많은 상황에서 오프라인에서 수업할 수 있는 장소 확보가 여의치 않은 편”이라며 “학생들도 불편해하지만 이를 검토하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학과 차원에서도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개정사항에 대한 학과와 학생들의 혼란도 나타나고 있다. 숭실사이버대 아동학과 김나연 조교는 “대면교과목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있어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 최대한 안내를 하고 있지만, 공지로 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어 어떤 부분은 유사교과로 인정받는지 안 되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매뉴얼도 통일이 되지 않아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부산디지털대 아동보육교육학부 이지혜 조교는 “입학 연도별로 적용 여부가 달라 이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 또 자격증이 있는 사람도 대면교육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과 대면교육 대상자들을 구분해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방안 역시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보육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은 이번 개정안이 자격 기준만 늘어났을 뿐 다른 부분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교수(아동학과)는 “자격체계는 강화됐지만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는 그대로가 될 것 같아 우려된다. 힘들게 자격을 따도 대우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응시를 포기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습시간은 늘어났지만 실습기관의 교육과정이나 관리는 그대로인 상황이다. 국가 차원에서 실습기관에 대한 관리도 함께 해줘야 하는데 아쉽다”며 “또 대면교육이 교육의 질 향상을 담보하지 않고 있어 잘못하면 형식상으로 진행하는 수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운영하면서 고민이 많아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신혜경 서울디지털대 교수(아동학과)는 “출석 수업이 인성 함양과 질 향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한 학기에서 1년 정도 운영이 진행된 후 나오는 결과에 따라 다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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