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90년대 초부터 국제화 노력의 일환으로 잇따라 개설한 영어원어강의가 대학과, 학 생 모두의 무관심으로 폐강되거나 축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본지가 주요 12개 대학을 표본 조사한 결과, 영어영문학 관련 과목을 제외한 강좌 중 영어로 강의를 실시하는 대학은 이화여대(17과목)를 제외한 8개 대학이 한자리수에 머물렀다. 특히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충남대 등 지방의 대표적인 4개국립대학들은 영어강의를전혀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중앙대는 6년전 12개 강좌에서 지금은 1개 강 좌로 줄어든 실정.

이는 대학들이 겉으로만 '국제 경쟁력 강화'와 '세계적 수준의 대학'을 표방하고, 실질적인 노력은 불충분하다는 반증이다.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세계화 바람에도 불구, 대학 영어원어강의가 최소한 10개 강좌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학당국이 영어강의 진흥을 위해 마련한 지원책이 부족한데다, 원어 강의를 신청하는 교수나 수업을 받는 당사자인 학생들의 저조한 수업참여도 강의확대에 큰장애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 영어원어강의를 준비하는 교수들의 노력이 기존 우리말 강의준비보다 두 배이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데 반해 대부분의 대학들은 영어강의를 진행하는교수들에게 추가강사료를 지급하는 것 외엔 별다른 인센티브를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희대는 교재연구비 형태로 10∼15만원, 동국대는 3시간 강의시 4시간에 해당되는 강사료를 지급 하며, 연세대는 2학기부터 국제대학원에서 지급하는 수준의 추가 강사료를줄 예정이다. 이 밖에 서강대는 경영대학원에서 학과내 개설과목에 대해 보조를 하는 정도.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은 이러한 인센티브 제도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학생들의 영어강좌에 대한 부담감도 강좌가 확대되지 않는 원인중 하나. 조사결과 학생들은▲수업에 대한 이해도 저하 ▲영어표현에 대한 어려움 ▲영어수업에 대한인센티브 부족을 이유로 영어강좌 수강을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어로 진행되는 강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받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학생들의 우려.

99년도 영어원어강의 시행 현황(영어문학 관련과목 제외)

학 교 명

강좌수(전공)

교 수(인센티브)

외국인 강의

비 고

인문

자연

경희대

6

2

강사료 지급(10만~15만)

1

-.3학기 시행
-.상대평가 없음

동국대

1

4

강사료 지급(3시간 강의=>4시간으로 계산)


-.상대평가 없음
-.이공, 자연계 우세

서강대

5

1

X

2

-.경영대학 내에서 지원

아주대

1

2

X


-.2학기 24개 강좌확대

연세대

8

7

국제대학원 수준 강사료 지급


-.2학기 시행예정

이화여대

17(교양)

X

1

-.전공으로 확대방침

중앙대

1





한국외대

1

1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충남대

시행하지 않고 있음

이에 대해 최근 각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상대평가를 적용하지 않거나 취업과 유학에 도움 을 주고자 성적 증명서에 영어수업 인정표시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변화를 꾀하는 추세이다.

황국재 서강대 교수(경영학. 관리회계 영어강의)는 ▲적극적인 수업참여 ▲자신감 회복 ▲외국인 교수 초빙 등을 통해 영어강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을 주장했 다. 또한 황 교수는 교수업적평가에 반영하는 방안과 수업시간에 대한 대학의 폭넓은 교재 지원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owoa@unn.net<노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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