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WCC 국제적 통용성 강화 포럼’ 개최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지난 2011년, 우리나라 전문대학을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명문 직업대학으로 브랜드화할 수 있을까 고심한 끝에 WCC사업이 시작됐다. 지난 6년간 이 사업을 통해 해외취업 확대, 유학생 유치, 교육과정 해외 수출, 연합 해외봉사를 통한 인지도 제고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내왔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9일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두원공과대학 철산학술정보관 컨벤션홀에서 ‘WCC 국제적 통용성 강화 포럼’을 열고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18개교의 그간 사업성과를 발표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우형식 WCC총장협의회장(한림성심대학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금년도는 불확실성이 큰 한 해다. WCC사업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고 그로 인해 교육기관은 혼란을 겪는다. 최종적으로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쌓이게 된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사회 각 영역에서 빠른 속도로 바뀌는 지식, 기술, 패러다임 등에 상응하는 쇄신과 변화도 필요하지만 정책의 안정성, 지속성, 예측가능성은 정책이 의도한 성과 창출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런 의미에서 WCC사업도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고 잘 해온 부분은 더 잘 할 수 있도록 발전적으로 사업을 확대, 유지해달라”고 교육부 당국에 요청했다.

▲ 9일 열린 'WCC 국제적 통용성 강화 포럼'에 참석한 전문대학 총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생산성본부)

■WCC대학들, 4차 산업혁명 선도 역할 감당해야 = 이날 포럼에서는 WCC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해구 두원공과대학 총장은 “WCC사업은 참여 대학 18개교의 위상 제고뿐만 아니라 137개 전국 전문대학의 국민 인식 제고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면서도 “WCC대학들은 현재 당면한 과제인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직무역량 등 미래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이용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의 기조연설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WCC의 발전방향이 제시됐다.

이 원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협업능력을 갖춘 미래형 인재가 요구된다”며 “이런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융·복합 교육, 프로젝트 중심의 심화학습, 창의성, 진로교육 강화 등이 WCC의 발전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5가지 기술 분야로 인공지능, 바이오기술, 사물인터넷, 핵융합, 3D프린팅 등을 꼽으며 WCC대학들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 모든 기술에 적합한 인재를 모든 대학에서 양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대학별로 갖고 있는 자원과 가능성을 종합해 특정 분야를 선정하고 그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교육수준을 달성하고자 하는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학협력 확대 및 지속발전형 산학협력도 앞으로의 중요 과제로 꼽았다. 이 원장은 “학교와 기업의 협력 강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면서 “교수별로 각 개별 기업의 문제에 접근하는 단순 일회적, 나열적 방식에서 벗어나 WCC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지원센터를 만들어 공동으로 각 기업을 지원하고 현장실습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는 지속발전형 산학협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이용순 원장은 "WCC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생산성본부)

■교육 ODA로 국제적 통용성 강화 '앞장' = 국내 고등직업교육의 국제적 통용성 강화 노력에도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나라 전문대학을 졸업한 자국학생 혹은 유학생들이 외국에서 학위를 인정받고 정당한 일자리를 보장받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정근 김포대학 교수는 국내 고등직업교육의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국제적 통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그 방안 중 하나로 해외봉사활동과의 연계를 제안했다.

안 교수는 “일본, 대만, 중국 등이 대대적인 전문대학의 4년제화를 추진하면서 동아시아권에서는 전문학사 학위 자체의 통용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수익모델 확립이 어려운 수출보다는 교육 ODA 형태의 봉사와 지원을 통해 개도국 중심으로 한국 고등직업교육을 확산시키고 중장기적인 협력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국제협력선도대학 사업, 코이카의 개도국대학역량강화 사업,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베어 프로젝트(BEAR Project) 등 각종 교육 ODA사업을 소개하면서 전문대학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구조개혁 연계형 직업교육 등 신규 ODA사업도 제시했다.

그는 “대학 구조개혁 여파로 전문대학에 발생하게 될 대량의 인적, 물적 유휴 자원을 ODA자원으로 흡수해 해당 교육 분야가 필요한 개도국에 이식해주자는 것”이라며 “관련 인건비와 장비 비용은 국가 ODA 자금에서 지원되며 파견 교수진은 현지 대학에서 2년간 교육과정 리모델링, 교수역량강화, 교재 및 교안 개발 등을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 직업교육 네트워크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WCC대학들이 현재 선진국 대학과의 공조,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걸로 안다”면서 “WCC대학을 중심으로 한 개도국과의 협력체계도 필요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우수 전문대학과 연결해 학생교류부터 ODA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의 매개체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한다. 교육부의 재정지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진호 국제교류처장이 'WCC사업을 통한 해외취업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생산성본부)

■해외취업, WCC로 ‘다지고’…고용부 사업으로 ‘확대’ = “WCC사업의 제한된 예산을 통해 해외취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본 역량을 다진 후 청해진대학 사업, 글로벌현장학습, K-MOVE 스쿨 등 고용부 사업을 적극 활용하면 대학 전반으로까지 해외취업을 확대,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정진호 두원공과대학 국제교류처장은 이날 포럼에서 WCC사업을 통한 해외취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정 처장은 “현재 WCC사업의 전체 예산 규모는 많이 줄었다. WCC 단일 사업으로 해외취업을 100% 소화하면서 활성화하기에는 어렵다. 해외취업을 완성시키기까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해외취업 관련 고용부 예산은 2013년 225억에서 2017년 정부안 452억까지 확대됐다. 고용부에 전폭적으로 해외취업 예산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같이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정 처장은 해외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현지 취업비자 취득의 가능 여부인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해결법으로 현재 두원공과대학이 호주 멜버른 소재의 기업 가미와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해외인턴십을 통한 취업연계 프로그램’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호주에서는 전문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정식 취업비자를 받을 수 없다.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현장 경험을 2년 쌓아야 하며 현지 4년제 학위를 따야 하는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며 “현지 기업인 가미와 협약을 맺고 우선 트레이닝 비자를 발급받은 후 1~2년 훈련을 받게 된다. 이후 영구적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취업비자를 신청하는 방식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교육부 승융배 대학지원관, 교육부 최성부 전문대학정책과장, 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황보은 사무총장, 한국연구재단 백승민 전문대학지원팀장을 비롯해 전영기 거제대학 총장, 김필구 경기과학기술대학 총장, 최재혁 경북전문대학 총장, 정명진 광주보건대학 총장, 남중수 대림대학 총장, 서중석 대전보건대학 총장, 김병묵 신성대학 총장, 신성호 아주자동차대학 총장, 박문화 연암공과대학 총장, 육근열 연암대학 총장, 조성수 전남과학대학 총장 등 WCC대학 18개교 가운데 13개교 총장이 참석했다. 특히 김선순 수성대학 총장, 윤준호 여주대학 총장, 김성이 한국관광대학 총장은 WCC 참여 대학이 아님에도 자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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