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피해자 아닌 가해자 시선으로 기록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가 2017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작·연출 구자혜, 여기는 당연히, 극장 공동제작)을 21일부터 30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공동제작 공모로 선정돼 남산예술센터의 2017년 두 번째 시즌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는 지난해 SNS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난 예술계 내 성폭력을 다룬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무대에 피해자는 드러나지 않고 가해자의 시선에서 성폭력의 역사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번 무대는 연극계에서 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첫 시도다. 피해자들의 폭로에 의해 시작된 문단 내 성폭력은 해시태그(#)를 통해 예술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수많은 피해사실과 증언들이 수집됐다.

이 공연은 ‘왜 이제야 예술계 내성폭력 문제가 밝혀지고 있는가, 왜 피해자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가’ 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는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기반으로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연극이다. 권력과 위계에 의한 폭력은 장르를 불문하기 때문에 이를 예술계 전반의 문제로 확장해 가상의 권력 집단의 말을 통해 가해자의 시선을 드러낸다.

작가이자 연출가인 구자혜는 전작 ‘킬링 타임’, 남산예술센터의 2016년 주제기획전 ‘커머셜, 데피니틀리-마카다미아, 검열, 사과 그리고 맨스플레인’를 통해 세월호와 문화예술계 검열 문제를 가해자의 시선으로 재구성해 사회 구조의 모순과 포장돼 있는 권력의 허약함을 위트 있게 드러낸 바 있다.

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가 예술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기록 될 수 있도록 마련된 남산여담(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도 오는 22일과 29일 공연 종료 후 진행될 예정이다. 남산여담 프로그램은 당일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는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클립서비스, 예스24공연, 옥션/지마켓티켓 예매사이트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전석 3만원,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8000원. (문의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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