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미세먼지 성분 실시간 분석장치 개발 조희주 GIST 대학원생

▲ 박기홍 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연구실에 설치된 초미세먼지 구성성분 실시간 측정 장치.(사진=박기홍 교수 연구팀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문승현) 지구‧환경공학부 박기홍 교수팀은 2일 국내 최초로 미세먼지 성분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발생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세먼지 문제에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징검다리 연휴동안 하늘은 청명했으나 미세먼지 농도는 심각 수준이었다. 이처럼 다양한 양상을 갖는 ‘침묵의 살인자’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3가지 핵심기술과 다양한 전문지식을 동원했다. 핵심이 되는 원리는 이온화(전리) 기술이다. 전기적 중성인 원자나 분자가 에너지를 받아 전하를 띄게 되는 이온화는 질량분석계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온이 된 초미세먼지 입자는 전기적 힘이 존재하는 전기장 속에서 가속된다. 에어로솔 속에서 실질적으로 분석하는 ‘비행시간형 질량분석기’까지 날아간다. 이 과정에서 물질의 조성에 따라 다른 전하량과 질량을 갖기 때문에 각 물질 이온단위로 분리가 일어난다.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면 물질에 따라 고유한 신호를 출력, 성분을 표시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실시간 검출을 위해서는 정확한 타이밍에 즉각적으로 이온화가 일어나야 한다. 또 효율성이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집속 장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어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각각의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를 진행해 논문 3건과 특허 6건을 등록했다.

이 장치의 학술적 의의와 향후 전망에 대해 개발자 조희주 대학원생과 일문일답을 했다.

▲ 조희주 GIST 박사과정 대학원생

- 새로 개발한 에어로졸질량분석시스템은 구체적으로 어떤 원리인가.

"개별 입자를 이온화하기 위해 펄스 레이저를 이용한다. 검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자가 이온화 지점에 도달하는 정확한 타이밍에 이온화 레이저가 발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입자가 지나가는 경로에 광산란 모듈을 설치하여 입자 도달 타이밍을 계산하고, 이온화 레이저를 발사하는 시스템을 장착했다. 또 대기 미세먼지가 손실 없이 약 6㎛의 이온화 영역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에어로졸 집속 장치를 활용했다."

- 국내에서는 미국에서 기기를 수입해 사용한다. 기존 기술과 차이점이 있는가.

"미국 에어로다인사의 제품군은 열적증발-전자 충돌 이온화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 기법은 약 600도의 온도에서 기화되는 성분만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검댕입자, 황사와 같은 토양기원 미네랄, 중금속과 같은 내화성 성분들은 분석이 불가능하다. 또한 단일 입자가 아닌 덩어리(bulk) 입자 단위로 분석하기 때문에 정량화가 가능한 반면 개별 미세먼지의 혼합 상태 파악은 불가능하다.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레이저 이온화 기법을 활용하기 때문에 내화성 성분을 포함한 모든 성분이 분석 가능하고, 단일 입자의 혼합 상태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계처리 기법을 활용한 반(semi-)정량화만 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

▲ 초미세먼지 집속장치, 광산란 모듈, 레이저 이온화, 이온질량 분석장치로 구성된 실시간 초미세먼지 구성성분 분석 장치 모식도. 높은 집속효율을 갖는 공기역학렌즈의 장착과 이온화 레이저의 발사 타이밍을 조정하기 위한 광산란 모듈의 장착으로 초미세먼지의 검출효율을 극대화 함.(사진=GIST 제공)

- 향후 실용화를 위해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은 없는가

"지금까지는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시도를 위해 이런 저런 군더더기가 많이 붙어있다. 상업화하기 위해 핵심 기술만 집약한 소형화를 시킬 계획이다. 가동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하고 개발할 필요도 있다."

- 이번 성과가 가능했던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바라는 바는 없는가.

"미래창조과학부(초미세먼지피해저감, 중견연구자지원 사업)와 기상청(기상씨앗기술개발 사업)의 장기간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무엇보다 지도교수님의 지도와 아낌없는 지지로 끝까지 올 수 있었다. 새로운 기술개발연구는 단기에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긴 호흡으로 지켜봐주길 바란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더라도, 계속 실패를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한 단계, 한 단계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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