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실패 반성’, ‘비리척결’,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요구

[한국대학신문 황성원 기자] 전국 사립대 교수를 대표하는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가 12일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하며 밝히는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교련은 성명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대한민국에 새로운 역사의 장이 펼쳐졌다. 수개월간 국격이 끝없이 추락하는 절망의 나락에서 국민들이 촛불로 지핀 희망의 불씨가 활화산이 되어 이룬 결과”라며 “새 대통령이 내 건 ‘적폐청산’ ‘공정사회’의 약속을 우리 사립대학 교수들은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하며, 그 공약이 교육으로 완성되기를 기대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의 사회적 기능 축소원인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이들은 “국립대 총장임용에 가해진 부당한 힘, 비리가 드러난 사학재단 방기, 불신을 야기한 대학구조개혁평가와 재정지원 방식 등은 대학 본연의 역할 수행을 어렵도록 만든 것이 사실”이라며 “권력의 오·남용과 정책 실패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비리척결과 함께 선행되어야만 공정사회 구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기능 조정과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관해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새 정부 출범 후 빈번하게 거론되는 ‘투명’과 ‘소통’은 무엇보다 교육에 긴요하다”며 “국가교육위원회가 설치되거나 교육부 기능이 조정된다면,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되는 소통의 통로가 반드시 마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새 정부가 대학에 혁신의 횃불을 성공적으로 치켜들 수 있다면 세종대왕이 이룩한 집현(集賢)의 시대도 열 수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며 “대학을 성공적으로 혁신한다면 다른 분야에 끼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이며 새 정부가 천명한 통합, 화해, 상생의 새 시대가 대학에서부터 비롯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하며 밝히는 우리의 입장

2017년 5월 10일,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대한민국에 새로운 역사의 장이 펼쳐졌다. 수개월간 국격이 끝없이 추락하는 절망의 나락에서 국민들이 촛불로 지핀 희망의 불씨가 활화산이 되어 이룬 결과다. 새 대통령이 내 건 ‘적폐청산’ ‘공정사회’의 약속을 우리 사립대학 교수들은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하며, 그 공약이 교육으로 완성되기를 기대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지난 10년 간 대학들은 국민들이 바라는 사회적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다. 교수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우선 정부의 잘못부터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대 총장임용에 가해진 부당한 힘, 비리가 드러난 사학재단 방기, 불신을 야기한 대학구조개혁평가와 재정지원방식 등은 대학 본연의 역할 수행을 어렵도록 만든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대학의 기본질서마저도 국정농단에 휘둘린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사회에 엄청난 후유증과 교육손실을 안긴 권력의 오ㆍ남용과 정책실패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비리척결과 함께 선행되어야만 공정사회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소견이다.

새 정부 출범 후 빈번하게 거론되는 ‘투명’과 ‘소통’은 무엇보다 교육에 긴요하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설치되거나 교육부 기능이 조정된다면,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되는 소통의 통로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각종 교육정책은 충분한 소통을 바탕으로 투명한 민주적 절차를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 정책 결정에 관여하는 인사들에게는 권리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대학 역시 구성원 간의 소통과 투명한 절차를 통한 협치로 자율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대학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집단지성의 실천이자 학문 중흥의 지름길이다.

국가의 앞날을 위해 대학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작년 10월 대학정책학회를 창립하여 새로운 대학교육의 시대를 열 준비를 해왔다. 학령인구 격감의 위기나 제4차 산업혁명의 격랑도 대학이 대학다운 기능을 감당하는 데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대학을 교육부와 사학법인의 구태의연한 지배와 통제 아래 그대로 묶어둔다면 암담한 미래가 기다릴 뿐이다. 새 정부는 모든 것을 양지로 끌어내어야 한다. 사학법인의 대학운영 실태를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하고 대학에 대한 정부지원의 방향과 방법을 검증 가능한 토론의 장으로 내어놓아야 한다. 새 정부가 대학에 혁신의 횃불을 성공적으로 치켜들 수 있다면 세종대왕이 이룩한 집현(集賢)의 시대도 열 수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대학을 성공적으로 혁신한다면 다른 분야에 끼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이다.

우리는 새 정부가 천명한 통합, 화해, 상생의 새 시대가 대학에서부터 비롯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학문의 전당에서 공정하게 마련된 희망의 사다리를 힘껏 오르며 학문부흥의 시대를 열어간다면 당면한 난제들을 쉽게 풀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회원교 교수들 모두는 대장정에 기꺼이 동참할 채비를 하며, 새로운 교육개혁의 로드맵을 제시해 줄 새 정부에 축하와 기대의 뜻을 거듭 표명한다.

2017년 5월 12일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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