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까지만 해도 취업지망생들 사이에서 인기 1순위를 차지하던 외국계 기업의 취업 선호도가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외국계 기업의 장점으로 꼽혔던 고임금과 복지제도 수준을 이제 국내 대기업이 따라잡고 있기 때문. 또 경력자 위주의 신규인력 선발과 결원 보충을 위한 적은 채용규모 등 외국계 기업의 채용 방식도 학생들의 +선호도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평가하는 외국계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기업보다 높은 임금수준이다. 외국계 기업의 대졸 초임 연봉은 평균 2천만원선으로 국내 대기업 평균치에 비해 10~20% 가량 높은 수치. 그러나 최근 들어 +정보통신 부문을 선두로 국내 대기업 대졸 초임 수준이 크게 상승하면서 +이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적은 선발인원에 까다로운 자격요건과 영어면접 등을 거쳐야 하는 외국계 기업에 도전하기보다는 +국내 대기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고임금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의 경우 신규인력선발에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학위를 요구하거나 해당 업종에서 일정기간 이상의 직장 경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받는 보수를 초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는 휴가일수 등 각종 복리후생 제도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정확한 +주5일 근무와 연월차 휴가에 따른 여가시간 활용을 비롯, 각종 외부학원 수강비 지원 및 의료비 지급 등의 복리후생제도가 본사에 준해 제공된다는것이 외국계 회사 취업선호도를 높이는 주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국내기업 중에서도 주5일 근무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고 탄력적 근무 시간제(flexible time) 실시, 각종 사내 동호회 지원 등 사원 복지제도가 크게 향상됨에 따라 외국계 회사의 장점이 빛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일방적으로 대기업만을 선호하는 취업준비생들의 고정관념도 외국계 기업의 선호도를 떨어뜨리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그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은 실정이다. 올해초 다국적 컨설팅 기업에 취업한 변형균씨(27)는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비교할 때 많은 학생들이 대기업을 선호한다"며 "남학생들의 경우 외국계 기업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사업장 연수를 포함한 강도 높은 직원 교육, 외국인과 접촉할 기회가 많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마인드의 세계화 등 자기계발 측면에서 볼 때 외국계 기업이 국내 기업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것이외국계 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직원들의 경험담이다. 특히 여성 취업희망자들의 경우 아직도 외국계 기업 취업 선호도가 비교적 높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취업정보실 강승창씨는 "채용이나 승진 등의 인사고과에서 성차별이 없다는 점 때문에 많은 여학생들이 외국계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능력위주의 +평가 제도가 정착돼 있어 편견 없이 업무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국내 기업의 여대생 채용 비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여성 인력 활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변화하고 있는 추세여서 여학생들의 외국계 기업 선호 현상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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