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야당은 도 후보자에 대한 이념과 정책위주의 검증을 펼쳐 나갔다. 특히 도 후보자의 대북관과 역사관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도 후보자가 과거 평양에 방문한 뒤 작성한 ‘탐방기’와 3대 헌장 기념탑 방문 여부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도 후보자는 ‘서울이 욕망의 빛깔, 유혹과 타락과 탐욕이 뒤섞인 빛이라면 평양의 빛은 담백한 자존심으로 서 있는 승복의 색’라고 표현했다”면서 “서울을 탐욕의 도시라고 하고 평양을 담백하다고 했는데, 북한을 미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도 후보자는 “평양은 밤에는 깜깜했다. 죽음의 도시 같았고 회색의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도 후보자가 북한 방문 당시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방문했는지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김석기 의원은 “만경대에 방문하고 주체사상탑에도 참배했나. 기사 중에는 도 후보자가 방북 당시 당국의 지침을 어기고 북한의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방문했다는 기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도 후보자는 “3대 헌장 기념탑에 가지 않았다”면서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도 “도 후보자는 2001년부터 2007년 사이 7차례 방북했다”면서 “도 후보자는 2001년 민족통일 재축전에 참가했고, 여기서 당국의 지침을 어기고 3대 헌장 기념탑을 방문하는 등 행적에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도 후보자는 “평양에는 문학교류를 위해 주로 다녔다. 2001년에는 사회단체 대표들 330명이 한꺼번에 갔다”면서 “정부 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

유사역사학 논란에 대해 도 후보자는 “주류사학계가 위서로 지목한 ‘환단고기’는 읽어보지도 못했다”며 “유사학사학에 경도돼 하버드대 한국 고대사 프로젝트를 폐기했다고 단정하는 일이 계속돼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버드대 한국 고대사 프로젝트는 제가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에 들어가기 전에 폐기됐다”며 “이 사업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기억도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제의 범죄를 인정하는 것은 내일의 범죄를 동의하는 것”이라며 “국정농단을 도운 공무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도 후보자는 “블랙리스트 문제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민주주의뿐 아니라 헌법 위반 사항”이라며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 사태의 진상조사를 위한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참여정부 때 문화정책이 균형을 맞췄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 위원 10명 가운데 1명만 한국예총 출신이고 나머지는 좌파 예술인으로 채워졌다”면서 “균형을 명확하게 맞추지 않으면 또 다른 ‘도종환 블랙리스트’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도종환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는 15일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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