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입사자 2년 내 절반 퇴사, ‘낮은 급여’ 때문
퇴사자 61.3%, 근무환경 때문에 다시 스타트업·소기업으로 리턴

▲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황성원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창업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청년들의 스타트업 유입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의 청년이 ‘낮은 임금’을 이유로 2년 안에 이직을 선택해 퇴사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임금이 높은 대기업보다 다른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청년들의 ‘스타트업 선호도’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청년위, 위원장 박용호)가 발표한 스타트업 관련 조사결과, 스타트업 평균 근속연수는 21개월로 대기업과 중기업, 외국계 기업 등 다른 직장형태의 근속연수보다 짧았다. 이직 사유로는 ‘낮은 급여’가 16.1%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고용 불안(12.3%) △폐업(12%) △새 직무에 도전을 원해서(9.7%)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스타트업의 평균 급여는 200.9만원으로 △외국계 기업 256.1만원 △대기업 248.8만원 △중견기업 222.9만원 △중기업 215만원 순으로 가장 높은 연봉과 55.2만원(약 27.5%)의 차이를 보였다.

스타트업 근무 직후 이직한 10명 중 6명이 또다시 스타트업이나 소기업으로 이직하는 이외의 결과를 보였다. 실제 청년위에서 스타트업 근무 경험이 있는 직장인 청년 1500명의 이직 건수 4323건을 조사한 결과, 국내 스타트업 입직의 경우 65.4%가 경력직 입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스타트업 간 이직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들과 스타트업에 종사자들은 ‘연봉 협상이 쉽다는 점’과 ‘차별화된 근무환경’, ‘대내외적 환경’ 등을 스타트업 재취업의 이유로 꼽았다. 한 스타트업 커뮤니케이션팀 실장 A씨는 “스타트업은 관련 분야에 경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직을 거듭하면 할수록 연봉 협상도 용이해지고 인력을 구하는 스타트업도 많아서 동종 기업으로 이직률이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들은 ‘근무환경’이 스타트업 간 이직을 결정하는 주된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한 교육 스타트업에 근무하고 있는 이씨(31)는 “사내에서 킥보드를 타고 다니고 사장부터 막내 사원까지 할 말은 할 수 있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보고 입사를 선택했다”라며 “스타트업 간 이직률이 높은 이유도 이미 자유로운 기업문화에 길들었기 때문에 정적인 회사로 이직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청년들이 스타트업 입사를 원하는 이유로 직무적성과 더불어 직무환경이 주된 이유로 꼽혀왔다. IT 관련 스타트업 2년 차인 김씨(30)는 “스타트업 준비생들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의식이 있어서 낮은 급여나 고용 불안을 알고도 스타트업을 선호한다”라며 “조직문화가 딱딱하지 않다는 점 등 일하는 환경이 큰 장점이기에 감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학 취·창업 관계자는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대내외적 환경과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문재인정부는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를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 확대방안을 오는 8월까지 마련하고, 저금리·이자 유예·무담보 신용대출을 지원하는 창업금융 3종 세트 도입 등을 약속했다.

지난 5월 청년위와 중소기업청 등이 주관한 청년채용 박람회에는 101개 유망 스타트업이 참가해 1000여 명의 청년이 몰렸다. 연세대와 고려대 등 국내 대학에서는 지난해부터 스타트업 채용 전문 박람회를 열고 내실 있는 중소기업으로 청년들의 취업 활로를 터주고 있어 스타트업에 관한 투자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우찬 세종대 창업단장은 “스타트업 입사를 원하는 학생들은 애초에 스타트업을 염두에 두고 취업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직하더라도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무엇보다 정부나 학교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어 관심을 가지는 학생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도 중요 요인으로 작용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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