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칙 개정 거쳐 12월 경 총장임용후보자 선출

▲ 제주대 전경

[한국대학신문 윤솔지 기자] 간선제냐 직선제냐 기로에 섰던 제주대 총장선출방식이 투표를 통해 직선제로 결정됐다.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거쳐 집계한 결과, 직선제를 원하는 구성원이 전체의 92%에 달했다. 이는 선거권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한 교직원, 학생대표 816명 중 747표에 해당한다.

직선제를 찬성한 학내 구성원은 교수 93.9%(446표) 직원 88.2%(270표) 학생 100%(31표)로 과반이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간선제를 원하는 구성원은 전체 8%로 65표에 그쳤다. 이번 투표의 투표율은 88.7%이며 4표의 무효표가 발생했다.

이번 제주대 총장선출방식 투표에는 이례적으로 학생대표들에게도 선거권이 주어졌다. 총 34명 중 32명의 학생이 선거방식에 의견을 표출했다.

제주대 관계자는 “모든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할 순 없었지만 대표성을 띠는 이들에게는 선거권을 줬다. 시대가 바뀐 것처럼 학내 민주화를 향한 열망과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대는 제1~2대 총장을 임명제로, 제3~8대 총장을 직선제로 선임하다 9대 총장을 간선제로 뽑았다. 10대 총장은 구성원 투표를 통해서 다시 직선제로 뽑는다.

제주대의 총장 직선제 채택은 새 정부의 대학 공약 중 하나인 국립대 총장 선출 제도 개선과 맞물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 적폐청산을 위해 국립대 총장 선출을 구성원들의 자율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교육부의 국립대 선진화 방안에 따라 대부분의 국립대들은 간선제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해왔다. 재정지원사업 선정과 총장 직선제 폐지가 밀접한 연관성을 가졌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대학들이 간선제를 채택해야 했다.

그 이후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했음에도 몇몇 대학이 임용제청 거부로 인해 총장 공석 사태를 맞거나, 국립대 총장은 정부의 ‘코드 인사’ ‘청와대 인사’로 통한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대학 사회 안에서도 국립대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고성보 제주대 교수회장은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수용하기로 한 지 5년 3개월 만에 구성원들의 자율적 선택에 의해서 다시 직선제로 돌아왔다”며 “거점 국공립대의 입장에서 처음으로 선거 방식을 선택하게 돼 보람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 회장은 이번 선거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우리 손으로 총장을 선출하는 직선제는 학내 민주주의의 꽃이다. 재정사업과 연계돼 간선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던 아쉬움을 이번에 풀 수 있게 된 것 같다. 올해 초부터 이번 투표를 위해 세미나, 강연회, 공청회, 내부여론 조사 등 많은 행사를 거쳐 왔는데 잘 성사됐다”고 말했다.

이화여대처럼 제주대도 총장 선거에 학생이 참여하느냐는 질문에는 “궁극적으로 직선제로 가게 되면 학내의 주요 구성원인 교수, 직원, 학생이 모두 참여한다는 것이 묵시적으로 결정된 상태다. 어느 정도가 참여하느냐의 비율 문제”라고 밝혔다.

제주대는 오는 26일부터 학칙 및 규정 개정 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다. 10월 말에서 11월 초 총장후보자 등록을 거쳐 빠르면 12월 경 총장임용후보자를 선정한다. 허향진 총장의 임기는 내년 2월 18일에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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