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토론 위주 강의 개편…출석률·수업 참여도 ↑

▲ 디자인 싱킹 토론하는 단국대 강의실 모습

[한국대학신문 김진희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교육에도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창의인재 육성 교육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달라지면서 정해진 답을 찾아내는 교육 대신 스스로 질문을 품고 그에 대한 답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찾아내게 하는, 이른바 학생 자치(自治) 교육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는 지난 3월부터 교육개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교수 13명은 자신이 맡은 전공 및 교양 강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을 유도해내고 있다.

유재준 서울대 교수(물리)가 맡고 있는 ‘미시세계와 거시세계’가 대표적이다. 이 수업의 핵심은 질문이다. 수업 전,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강의 관련 질문을 올리면 이후 강의는 그 질문에 대한 토론 중심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에게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의도다.

단국대 역시 디자인 싱킹 방법을 적용한 수업을 늘리는 등 강의에서 학생 참여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15년부터 1개에서 시작된 디자인 싱킹 연계 수업은 현재 3개로 확대됐다.

이 수업들의 특징은 학생 스스로 해결할 문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해결법을 찾는다는 점이다. 교수는 프로젝트의 큰 주제만을 정해줄 뿐 학생들이 그 안에서 자유롭게 문제점을 설정한다. 이어 현장 인터뷰, 자료 조사 등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해결법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교수는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고 조언만 해 준다.

여러 대학이 공동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충북대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주대 등 대학 4곳과 공동으로 연합 사이버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교수가 컴퓨터 알고리즘 문제를 출제하면 학생이 문제 해결방안을 스스로 제시한다. 교수는 창의적인 답안이 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각 대학들이 강의에서 학생 참여 비중을 높이는 까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디자인 싱킹 연계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서응교 단국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는 스스로 문제를 찾고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라면서 “학생들이 이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육개혁 프로젝트 총 책임자 유재준 교수도 “정답만 찾는 공부를 해서는 자신만의 색깔이 없어지기 마련”이라며 “창의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학생 참여를 늘려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출석률이 높아지고 강의 참여도가 늘어나는 등 반응은 긍정적이다. 서응교 교수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형태의 강의다 보니 학생 스스로 역량이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숭실대 교수(교육학)는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따라 대학들이 학생 주도적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이러한 흐름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따라 교수 먼저 바뀌어야 한다. 또 단발적인 행사로 머물지 않으려면 교육과정의 결점 등을 수정‧ 보완하면서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구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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