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대교협 회장단 간담회서 문재인 정부 대학정책 기조 밝히고 협력 강조

▲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김상곤 부총리-대교협 회장단 상견례 및 간담회에서 장호성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그동안 대학에 목적성으로 재정을 지원방식을 택해왔지만, 이제는 이를 해소하고 일반재정지원 방식으로 전환해 대학들의 부담을 줄이고, 자율적으로 자기성장을 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 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3일 처음으로 대학과의 소통행보에 나섰다.

김상곤 부총리는 13일 오후 3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장호성 단국대 총장, 대교협) 회장단과 상견례 및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고, 대학 재정지원방식을 특수목적사업 위주에서 일반지원사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하고, 향후 대학이 사회경제적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대교협과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박근혜정부에서 시작한 대학특성화(CK)사업을 비롯해 후반에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 대학 인문역량 강화(CORE) 사업 등 평가를 통한 특수목적 사업 위주로 재정을 지원하게 되자 재정이 일부 대학에 쏠리고, 대학 정원감축과 국립대 총장선출방식 등을 연계하면서 대학을 줄세우고 좌지우지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반해 일반지원방식은 일정 요건이 되는 대학의 규모와 여건 등을 포뮬러(formula) 방식으로 계산해 재정을 차등 지원하는 것으로, 교육역량강화사업과 같은 형태다. 교육부에서는 학부교육 선도대학(ACE) 사업을 이은 대학 자율 역량 강화(ACE+)사업을 대폭 확대해 일반지원과 유사한 형태로 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교협 회장인 장호성 단국대 총장을 비롯해 윤여표 충북대 총장, 김인철 한국외국어대 총장, 최일 목포대 총장, 전찬환 대교협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교육부에서는 김 부총리를 비롯해 이진석 대학정책실장 대행(학술장학지원관)과 김현주 신임 대학정책과장이 배석했다.

▲ 김상곤 부총리가 13일 대교협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30분여 동안 진행된 이번 간담회 서두에 김상곤 부총리는 “대학이 그동안 한국경제 성장과 사회발전을 이끌어왔듯,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인재 양성 및 신성장동력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잘 해나가야 한다”면서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공약도 대학이 교육적으로, 또 자발적으로 앞서 나아가고, 그 속에서 대학공공성과 대학의 미래지향적인 발전 가능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관점과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대학 정책 기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학은 그동안 많은 역할을 했지만, 우리 대학이 갖고 있는 서열주의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방대들이 나름대로 성장하도록 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뒤 “거점국립대는 성장하고 지방 강소대학이 성장할 여건을 제공하는 등의 방향으로 대학정책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원방향을 재차 밝혔다.

장호성 대교협 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취임 축하의 뜻을 전하고, 대학들이 겪고 있는 재정난의 심각성과 대학구조개혁 방향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회장은 “8년여 동안 등록금이 동결되다보니 대학 현실이 매우 어렵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등 지원을 위한 법이 제정됐으면 한다”고 말했으며, “또한 사립대도 등록금 동결과 입학금, 입학전형료 인하 정책 등이 얽혀 여러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사립대학 역시 국립대와 마찬가지로 충분히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건의했다.

또한 대학구조개혁평가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29~30일 부산에서 연 하계대학총장세미나에서 결의한 ‘대학기관인증평가와의 일원화’ 방침에 대해 언급했다. 장호성 회장은 “대교협에서도 대학기관인증평가를 하고 있다. 이왕이면 두 평가가 연동되거나, 인증평가 중심으로 구조개혁이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김상곤 부총리(오른쪽 세 번째)가 13일 장호성 대교협 회장(오른쪽 두 번째) 및 임원들과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찬환 대교협 사무총장,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윤여표 충북대 총장, 김상곤 부총리, 장호성 회장, 최일 목포대 총장.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부총리와 대교협 회장단들은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학령인구 감소, 4차 산업혁명 도래 등 미래 변화에 대비하여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하고, 앞으로 고등교육의 공공성과 경쟁력 제고를 통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대학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상곤 부총리는 이날 대교협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오는 17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 인천재능대학 총장, 전문대교협)와 전국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회장 윤여표 충북대 총장, 국총협), 20일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회장 이승훈 세한대 총장, 사총협)와도 대화할 예정이다. 또한 교수단체 등 대학을 대표하는 단체들과도 열린 자세로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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