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정책간담회 시작 전 손을 모으고 생각에 잠겨있다. 이날 박 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사진=김정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황우석 사태의 몸통'이라며 논란이 거센 박기영 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사과를 표명했다. 하지만 거세게 일어나는 사퇴 요구에는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건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그간 여러번 사과의 글을 썼었으나 어느 곳에도 밝히지 못했다. 과학기술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면서 이 자리를 빌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당시 과학기술부를 부총리부서로 격상시키고, 혁신생태계를 만들면서,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에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과학계에서 사퇴 성명서가 잇따르는 데에는 "일할 기회를 준다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으며 일로 보답드리겠다"며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과거의 잘못을 뼈저리게 알고 있으나 지적을 받아들이고 연구자들의 입장에서, 국민의 요구와 산업계의 요구를 잘 수렴해 과학기술 혁신체계,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자들의 노력이 국가의 지식성장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체계를 만들고 싶은 것이 제 꿈이다"라며 "꿈만 꾸고 제대로 못했던 일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일해서 국민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기회를 주고 조언과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청와대의 '인사참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자신이 "혁신본부장을 자임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현장의 연구자와 국민의 요구를 잘 수렴하는 지원체계와 이를 지원하는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를 잘 만들어 내면, 빠른 기술변화와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충분히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꿈과 이상을 실현해보고 싶어 과기혁신본부장을 자임"했다고 말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에 공저자로 들어간 데 대해서도 "신중하지 못했다. 반성한다"고만 했다.

한편 박 본부장은 모두발언이 끝나고 과학계 원로들의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 참석한 취재기자들은 질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주최측은 이를 묵살했다.

▲ 간담회장을 빠져나가던 박기영 본부장(맨 오른쪽 문 옆)은 공공연구노조 관계자들에게 사퇴 요구를 받았다. 현장에는 100여명에 달하는 취재인파가 몰렸다.(사진=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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