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중 교육부장관(65)이 지난 27일 서강대 이냐시오관에서 정년퇴임식을 가졌다. 이 대학 경제학과 교수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김장관의 이력을 세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은 이를 의아스러워 한다. 그는 장관에 취임하기 전까지 아주대 총장직을 수행했으며 DJ 정부 출범 직후에는 대통령자문기구인 새교육공동 체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이같은 이력은 서강대와 무관할뿐더러 경제학이라는 학문과는 더더욱 인연이 없다. 사실 김장관은 지난 70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취임, 경제학과 학과장을 비롯, 경제·경 영연구소장, 경상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지난 95년 3월 아주대 총장 취임과 동시에 서강대에 휴직계를 냈던 것이다. 무급을 조건으로 한 휴직이었지만 서강대 김대건관 5층에는 최근까지도 '김덕중 교수' 연구 실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학내 공간이 넉넉지 못한 상황에서 주인없는 연구실을 무려 5년 가 까이 방치했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한 교수가 공직 진출 등의 사유로 교수직 수행이 어려울 경우에는 사직서를 내는 것이 통 례이다. 김장관처럼 장기간 휴직상태에 있으면서 공무를 수행했던 사례는 서강대 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김장관은 왜 서강대 교수직 유지를 고집했을까. 이 대학 관계자는 "김장관이 경제 학과 초창기부터 교수직을 맡은 관계로 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 같다"며 "95년 학 교를 떠날 당시에도 반드시 되돌아올 것을 약속했었다"고 말했다. 타대학 총장이나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교수직을 유지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을지 모르나 도덕성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김장관이 우리나라 경제관료의 인맥을 형성을 해 온 '서강학파'의 성골로 남기 위한 방책이라는 의혹도 제기한다. 때마침 김장관은 서강학파가 주축이 돼 지난 5월 공식 발족한 '서강경제인포럼' 창립행사에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장관이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이해타산에 매우 밝은 면모를 보인 것도 이같은 의혹을 뒤받 침 한다. 그는 때때로 "대학은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거나 "대학마다 수준차가 있으므로 등록금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등의 말을 곧잘 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