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우리 먹거리에 대한 위기의식 대두… 관련 연구 활발

-IMF 이후 국내 종자 시장, 대부분 외국 기업들이 점유 중
-“종자산업 방치하면 농업 전체가 무너져…장기적 투자 필요”

▲ 골든시드프로젝트(GSP) 일환으로 우리 종자로 현지에서 재배한 상품들을 현지 상인과 농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현장. (사진= 임용표 충남대 교수)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우리 국민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만큼 종자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국내 종자산업은 대부분 외국 기업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최근 대학들이 나서서 종자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기업과 손을 잡았다.

세계종자연맹(ISF)의 발표에 의하면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2002년 247억 달러에서 2012년 449억 달러로 10년 동안 8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중국이 1・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프랑스, 브라질, 캐나다 등 상위 5개국이 전 세계 종자시장 규모의 65.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과거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종자산업은 IMF 때 무너지고 현재는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오히려 외국 거대기업들의 한국 진출로 국내 종자시장은 생존조차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들의 미래 먹거리가 외국자본에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국내 종자산업 부흥을 위해 대학이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골든시드프로젝트(GSP)가 있다. GSP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며 수출전략형 종자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산학연 공동프로젝트다. 참여하는 대학으로는 △경희대△공주대△강원대△서울대△중앙대△충남대 등 18개 대학이다. 이 곳에서는 높은 종자수입 의존도 해소와 종자시장 기반구축을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리 종자의 해외진출을 위해 해외대학과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 원광대는 지난 2015년 중국 연변대학과 북방농업연구소를 공동으로 설립해 새로운 종자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배종향 원광대 기획처장은 “현재 국립카자흐농업대학과 중앙농업연구소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훗날 베트남에 남방농업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종자산업에 대한 아시아 트라이앵글 연구소를 설립해 미래 산업에 대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종자 관련 연구뿐만 아니라 전문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경북대・부산대・서울대・전남대・충남대에서는 기업들이 매칭돼 함께 연구하는 농림축산식품연구센터(ARC)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원광대에서는 종자생산학 전공을 개설해 내년부터 전문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가 늦어졌던 만큼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개설이 여전히 시급한 실정이다. 종자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전체 R&D 예산은 2016년 기준 19조1000억원에 육박하지만 농업 분야는 5년째 9500억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종자분야에 투자되는 예산은 9500억원에서도 8%에 불과하다.

GSP에서 채소종자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임용표 충남대 교수(원예학)는 “종자산업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결국 농업 전체가 망가지게 될 것”이라며 “단기간에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산업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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