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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시론
[시론] 대학에서 A+ 학점 받는 ‘특급 비밀’서창수 본지 논설위원/ 순천향대 일반대학원 경영학 교수(창업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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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7  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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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얼마나 충실히 했는지를 한눈에 알려면 성적표를 보면 된다. 성적이 우수하면 열심히 공부했고 충실한 대학생활을 했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입사시험이나 면접에서 당연 성적이 우수한 사람들을 우선해서 뽑으려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부하고 몸부림을 친다.

그러면 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모든 학생의 궁금 사항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한 대학에서 재학생 중 2년 연속 평점 A+학점을 받은 학생들만 골라서 조사를 했다. 그 학교에서 어떻게 A+라는 경이적인 학점을 받게 됐느냐고, 그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국내에서는 그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특별히 우수한 학생이라고 인정하는 판에 그 대학에 들어가서 다시 최우수 성적을 2년 연속 받는다는 것에 그 비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비결은 아주 간단하고 놀라웠다. “교수님 강의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적어서 외우는 것”이었다. 교수가 보여주는 강의 자료는 물론이고 하는 말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적었다가 그대로 외워서 그대로 적는 것이 가장 점수를 잘 받는 비결이라고 한다. 조사 대상 학생들이 예외 없이 말하는 비결이었다. 자신들의 생각이나 비판이 있어도 절대 답안에 적으면 안 된다는 비결도 첨언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는 다른 생각이나 비판을 할 여지나 시간이 없다고 한다.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적거나 타이핑하거나 심지어 녹음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수들의 농담이나 잡담도 전부 적는다고 한다. 그래서 강의실은 교수가 말을 하는 동안에는 온통 자판 두드리는 소리로 요란하다가 교수가 말을 잠시 쉬거나 안 하면 강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진다고 한다. 마치 유명인사 기자회견장 풍경과 같다.

같은 내용의 연구가 미국 대학에서도 진행됐다.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미국 대학에서는 교수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적기보다는 학생 각자 자신들의 생각이나 다른 의견, 비판을 제시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했다. 따라서 수업시간에 강의 내용을 그대로 적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을 평가하는 입장에서 적잖이 당황스럽다. 우선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곳에서 최고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말하는 소위 ‘비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이런 학생들이 실제 사회에 나와서 성적 우수자로서 사회가 기대하는 만큼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다. 앞으로는 더구나 지금까지 없던 일이 일상화되는 ‘로봇과 인공지능’ ‘불확실’ ‘상시 변화’ ‘정답이 없는 삶’ ‘자율과 창의’ ‘100세 인생’ ‘글로벌’ 시대이다. 과거와는 다른 인식과 개념, 역할과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 인생이다. 4차 산업혁명을 리드해야 할 소위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에서 최고 성적을 받는 학생들이 공개하는 비결치고는 너무 ‘비인간적’이고 ‘비교육적’이다.

누구의 책임일까? 국가나 제도, 학생이나 학부모보다는 그렇게 가르치고 점수를 부여하는 교수가 가장 큰 원인 제공자가 아닐까 스스로를 자책한다. 학생들은 단순하다. 졸업하려면 학점에 대한 전권을 갖고 있는 교수의 눈치, 방식, 선호경향, 평가기준을 주시하고 따르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이 자신만의 생각과 비판의식을 갖도록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평가를 그렇게 하고 점수를 그렇게 주면 학생들은 금방 그쪽으로 간다.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저자로 잘 알려진 로버트 기와사키가 발간한 《왜 A학생은 C학생 밑에 가서 일하는가?》라는 책이 있다. 학교 성적 우수자가 사회에 나오면 왜 성적 낮은 학생 밑에 가서 일하게 되는가라는 도발적인 책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듯이 사회생활도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상식인데, 아직도 대학 강의실은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과 죄책감이 든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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