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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이 한낱 표심 뒤로 밀려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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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3  19: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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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교육이 잠식당한 상황이 다시 연출됐다. 약 3주간 의견수렴과 토론을 진행하고도 수능 개편을 굳이 1년간 연기한 결정은 내년도 6월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고려했다는 강력한 방증이다. 여당은 이번 수능 개편과 관련해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도 않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현장의 혼란이 예상되자 교육부는 1년간 대입정책포럼(가칭)을 구성해 내신 절대평가와 고교학점제, 고교 체제 개편, 대입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입정책포럼은 그야말로 공론장이며, 결정권은 여전히 교육부 관료들에게 있다. 1년 뒤에도 이 같은 혼란이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얘기다.

이처럼 입시와 관련해 표심이 직결된 학부모들의 의견은 신중히 살피고 있지만, 대학들의 학생 선발 방식에 대해서만은 기조가 다르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수능 개편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내년도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새 정부 대입정책을 강력하게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연초에 기본계획이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9월부터 작업에 착수해야 하는 일정이다. 

대학입시는 대학의 자율에 맡긴다는 원칙은 강조하면서도, 당장 내년도 사업과 연계해 대학의 학생 선발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은 거침없다. 대입 평가 기준 정보 공개, 블라인드 면접 도입, 선행학습 유발 요인 검토 등을 통해 학생부 종합전형을 개선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러나 정부의 굳은 의지 속에 정작 대학은 지워져 있다. 김상곤 부총리는 ‘국민과 소통하는 안정적 교육개혁’을 강조했지만, 대학들은 배제돼 있다.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려는 대학들의 자율성은 과연 지켜지고 있는가. 삼불(三不) 정책이 공고한 우리 사회가 나아가 ‘대학입시는 계층 사다리’라는 논리에 지나치게 골몰한 나머지 오직 표심으로 대학을 재단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지난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에서는 대학들을 통제하려 시도한 정책들을 시행했다. 취업률 등 양적 지표로 하위 재정지원제한대학을 지정하고, 국립대 성과급적 연봉제 등 선진화 방안을 추진했다. △등록금 동결 및 인하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 강제 △특수목적사업 일변도의 대학재정지원 등도 대표적인 대학 통제 사례다. 

그 결과 무리한 학사구조 개편, 이대 사태, 고현철 교수 투신 사망 등 부작용이 나왔다. 대학 구조개혁 국면에서 대학가의 갈등이 쉽게 줄어들 수 없다는 것을 문재인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대입전형료와 입학금 인하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실제 대학들은 사회 책무를 강화하겠다며 부응하고 있다. 공영형 사립대를 비롯해 부실 비리 대학 엄정 조치, 국립대 지원 확대, 일반재정지원사업 도입 등 아직 새 정부가 계획한 고등교육 분야 개혁과제는 갈 길이 멀다. 이전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대학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 수용하며,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로 인정해야 한다. 대학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육 행정인력, 성인 학생들이 모인 곳인 만큼 믿고 경청한다면 임기 동안 든든한 개혁 파트너가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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