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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균형발전 관점에서 본 대학구조개혁평가이성철 남서울대 기획조정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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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7  18: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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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지구적 지방화’를 특징으로 하는 시대 변화 가운데 지역사회의 지역성을 창출하는 일과 지역사회에 애정을 갖고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는 ‘지역사회 시민’을 형성해가는 노력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유명한 명제는 지역사회가 지방의제 21(Local Agenda 21)을 만들어 내고 이를 실천해 가는 역량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 발전의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 압박과 1주기 구조개혁평가의 여파로 크나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5ㆍ31 교육개혁에 따른 대학설립준칙주의와 대학정원 자율화 정책으로 인해 비효율적으로 과대 팽창된 고등교육 체제는 학령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아 좌충우돌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다양한 형태로 지방대학 육성책을 내놓았다. 구조개혁의 핵심적 전략으로 대학 특성화를 강조하고 있으나, 범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특성화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CK, PRIME 등 재정지원사업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그때그때 사회적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미봉책일 뿐이다. 1970년대, ~사대, `~공대 등은 지방에 소재해 교통이 불편해도 인재가 모이는 특화된 대학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불공정한 경쟁 구도와 대학 간 수직적 서열화로 인해 그 같은 특화된 지방대학의 재탄생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그간 정부재정지원사업 및 각종 평가는 지방대학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수도권대학과의 격차만 가중했을 뿐 지방대학 발전을 저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1주기 구조개혁평가 방식이 수도권 규모가 큰 대학에 유리하고 지방 소규모 대학에 불리하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예; 평가결과 수도권 대학 절반이 A등급, 73.6% A·B등급, 지역별 쏠림현상으로 대구 부산지역 낮은 등급 거의 없고 호남‧충청‧강원 쪽 낮은 등급 다수) 입학 정원 또한 수도권 대학 평균 3.12% 대비 비수도권 대학 평균 7.10%로 대폭 감축됐다. 비수도권대학의 경우 A, B, C 등급에 속하는 대학에 대해서도 재정지원사업과 연계된 구조개혁 평가준비 과정 중 과도한 감축이 이루어졌다. 오히려 재정지원사업에 지원하지 않았거나, 단기간에 정량적 평가지표를 만족시키기 위한 편법이 동원된 대학보다 등록금 재정 형편이 더 나빠지는 등 부작용을 초래했으며, 일부 수도권대학의 경우 정원감축 학생 수보다 정원 외 입학생이 더 많이 늘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개혁평가의 당위성을 무색하게 했다. 따라서 구조개혁평가에 앞서 그동안 불필요하게 몸집만 불려온 정원 외 입학이나 편입제도 개선 등으로 줄일 수 있는 정원을 먼저 줄이는 것이 우선순위일 것이다.

지난 9월 1일 정부는 제1주기 구조개혁 평가의 문제점을 개선해 제2주기 구조개혁평가 지표를 발표했다. 대학별 서열화를 피하고자 상위 50% 대학에 등급을 부여하기보다는 자율개선대학이라는 구분으로,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의 유·불리를 해소하기 위해 소재지 권역별로 묶어 ‘자율개선대학 선정 시 권역별 균형을 고려하여 선정한다’는 지침 등 개선하려는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그러나 현행 평가의 틀에서는 지표상의 어떠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평가 준비로 대학 본연의 역할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반값등록금, 입학금 삭감 또는 전면 폐지 등 열약한 재정환경 가운데 교원확보율 제고를 위해 많은 대학이 비정년트랙, 강의 전담 등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교원을 대거 초빙함으로써 대학 교원의 환경변화를 초래했으며, 취업률 제고를 위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취·창업관련 교과목 및 프로그램은 정규교과과정을 위협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사설강습소나 직업훈련소에서 몇 개월간 습득하면 충분할 직업교육이 대학의 정규학과로 대거 개설돼 비상식적인 4년 늘이기식 교과과정으로 운영됨에 따라 청년들의 잠재적 사회 기회비용을 잠식하고 있다.

그간의 대학평가가 부정적인 결과만을 초래했던 것은 아니다. 1ㆍ2주기 대학종합평가는 설립준칙주의에 의해 1990년대 우후죽순식으로 생겼던 많은 대학이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현재 대학구조개혁평가 지표는 그때와는 달리 대학을 서열화할 뿐이다. 물론 구조개혁을 위한 지표이겠으나, 의견수렴 기간을 거치는 동안 향상성을 다루는 지표가 많이 추가돼 대학 발전을 위한 도구로써 활용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가를 위한 평가보다는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되는 도구로서 평가 목적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학의 고유한 역할과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인 변화가 아닌 일대의 변혁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일률적인 잣대에 의한 평가는 오히려 변화를 강제하고 대학의 자율적 진화를 막을 뿐이다. 평가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면 최소한 연구중심대학, 교육중심대학, 산학협력 중심대학 등으로나마 구분해 평가방법과 지표를 차별화해야 한다. 아울러 대학평가는 대학 고유의 역할과 가치관이 지켜지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대학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래에서도 중요한 사회제도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 또한 대학의 기본적인 가치와 책무를 고수하는 동시에 대학 구성원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고, 교육ㆍ연구ㆍ사회봉사 역할을 조화시키기 위해서 대학을 둘러싼 세계를 언제나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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