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화 상지대 총장 직무대행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오랫동안 사학분규를 겪은 상지대가 지난 8월 새로운 이사와 총장 직무대행 체제를 갖춘 후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문기씨의 총장 선임 취소 결정을 시작으로 천막농성을 철거하고 학교 로고를 되돌렸다. 내년도 재정지원제한도 풀렸다.

정대화 상지대 총장 직무대행은 상지대 정상화의 최전선에 섰던 인물이다. 정 총장 직무대행은 “학생들이 변화된 상황을 느끼고 즐길 자격이 있다”며 “지금은 함께 고민해주고 부르면 답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다”고 말했다.

총장 직무대행에 취임한 지 한 달. 정 총장 직무대행은 지난 10년 간 어려움을 극복한 구성원들과 함께 학교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 홈페이지에 소개된 총장 인사말에서 ‘민주·학생·미래’를 강조했다. 

“‘상지대가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 그러니 같이하자’는 취지를 설득 또는 제안하는 관점에서 썼다. 사실 내 생각보다 지난 10년간 상지대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인사말이 상징적이고 우리의 지향점을 잘 표현했다는 반응이었다. 10년 간 동고동락한 구성원들이 이루려고 했던 점을 총장 직무대행으로서 대신 표현한 것이다.”

- 지난 10년간 쌓인 적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이번 학기 내에 지난 10년간 쌓인 문제의 80%를 고쳐야 한다. 정관, 규정, 제도를 하나씩 고치고 있다. 특히 정관이 매우 중요하다. 이사회 회의에서 70% 이상을 싹 고칠 것이다. 지난 첫 회의에서 김문기씨 총장 선임도 취소했다. 부당징계 결정도 다 취소시키려고 한다. 제도 역시 교무위원회에서 고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재단과 손잡고 학교를 구렁텅이 빠뜨린 사람 문제다. 진상조사위원회가 판단할 것이다.”

-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해 설명해 달라. 

“교수·학생·노동조합 대표자 7명은 이미 선정됐다. 또 직원 2~3명과 진상조사를 할 수 있는 교수 등 총 15명 정도로 꾸릴 계획이다. 활동 기간은 길어야 3주가 될 것이다. 행정감사, 회계감사, 지난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등을 기준으로 조사할 것이다. 당사자들을 직접 조사해 소명 기회를 줄 예정이다.”

- 누구보다 상지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구성원에게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좋은 총장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우선은 구성원과 같이 어울리는 총장이다. 우리는 민주화를 위해 같이 투쟁했다. 구성원끼리 동료로서 관계가 깊다. 이는 소통에 유리하다. 소통의 전제는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존중해야 한다. 함께 만들어 가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상지대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구성원 전체의 힘으로 함께 풀고 모두가 긍지를 느끼게 만드는 역할이다. 그것이 민주주의 시대에서 가장 바람직한 리더십이 아닌가 생각한다.”

- 학교 구성원과 어떤 식으로 소통하려고 하나.

“과거에 본관은 넘을 수 없는 성채였다. 이제 개방했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 취임 후 전체 직원회의 1번, 교원연수 1번, 전체 교수회의 3번 열었다. 월요일에 또 전체 교수회의를 한다. 학생이나 노조도 수시로 만난다. 소통은 만나서 하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상지대가 소통이 부족해서 생길 문제는 없다.”

- 학생들의 교육환경 향상을 위해 준비 중인 것이 있나.

“이번 주에 교무처장 주관 하에 상지대 교육모델 수립 TF팀을 한 학기 동안 운영할 계획이다. 상지교육이 무엇인지 이론과 방법을 정리해서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맡게 된다. 대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교육이다. 상지대만의 특별한 교육을 고민하는 단위가 필요하다. 교육모델을 구상해 각 수업에 창조적으로 적용할 것이다.”

-대학 거버넌스 관련해 구상은.

“지금 관심사는 개방이사 추천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를 실질적으로 가동하는 것이다. 또 교무위원회가 실질적인 의결기구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총장이 혼자 정하는 것보다 교무위원 18명이 논의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또 함께 결정하면 자기 결정이라고 느끼게 된다. 교무위원회를 대학의 중심축에 놓는 논의를 하고 있다. 교수협의회의 경우 학칙기구화를 요청하면 당연히 할 생각이다.”

-최근 국공립대에서 직선제를 검토 중인 곳이 많다. 상지대는 어떤가.

“아직 선출 방식에 대해 내부적으로 의견 정리가 되지 않았다. 교협 총회나 전ㆍ현직 대표모임 등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급하게 할 사안은 아니다. 당장 2주기 구조개혁평가 준비, 입시 준비, 재정문제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다. 급한 불을 먼저 끄고 그 후에 차분하게 논의해야 한다. 2학기 방학 때 진득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구조개혁평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2주기 구조개혁평가에 대응할 시간이 없다. 이번 구조개혁평가는 2015년에서 2017년 지표를 판단한다. 이미 지표는 결론이 나 있다. 우리가 이번 학기 잘한다고 해봤자 6학기 중 1학기다. 실무적인 준비도 하면서 정무적 돌파가 필요하다. 교육부에서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해제했다. 이 논리가 2015년에서 2016년에도 적용되면 유예할 수 있지 않을까. 또 공영형 사립대 준비를 할 수도 있다. 그런 대학에 재정지원제한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지대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1년간 운영 목표를 ‘공영형 사립대 실현’으로 잡았다. 교육부가 공영형 사립대 선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이다. 기준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고 지금부터 교육, 연구를 그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다. 교육부가 할 공영형 사립대에 선정되는 것이 목표다. 2주 전 이사회에서 ‘상지학원 공영형 사립대 추진위’를 만들겠다고 결의했다. 이 과정에서 재정문제, 과거사 정리는 민주 상지대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내가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일은 구성원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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