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전문대학 공학기술교육혁신 총장협의회’ 출범

▲ 한국전문대학 공학기술교육혁신 총장협의회가 지난 12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참석한 공학계열 중심의 전문대학 총장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정석 부천대학교 총장, 김상인 대덕대학교 총장, 최재영 영진전문대학 총장, 한영수 전주비전대학교 총장, 최재혁 경북전문대학교 총장, 황보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강석건 동양미래대학 교 총장, 신성호 아주자동차대학 총장, 조성수 전남과학대학교 총장, 김영도 동의과학대학교 총장, 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공학계열 중심의 전문대학 총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문대학 공학교육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한국전문대학 공학기술교육혁신 총장협의회(가칭)(회장 김영도, 동의과학대학교 총장)’가 지난 12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의실에서 1차 간담회를 갖고 사실상 출범했다.

이날 김영도 회장은 “전문대학은 공학, 자연, 인문사회, 예체능, 보건계열 등 다양한 학문 분야가 있지만 공학계열 운영은 특히 쉽지 않다. 실습, 교육환경 등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에 반해 일반대학은 이공계열 활성화를 위한 프라임사업 등 다양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과연 정부, 교육부를 포함한 관계부처에 지원하는 대로만 있어서 될 것인가. 그러다가는 새로운 지원을 끌어내기는 커녕 있던 예산도 삭감되고 불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듣는다”면서 “전문대학의 공학교육에 집중해 지원받을 수 있는 좋은 사업모델이나 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추진체가 있어야 한다”고 협의회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황보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도 축사를 통해 “너무 침체돼 있는 전문대학의 공학교육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성격의 모임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공학계열이 한 두 개 과라도 설치된 전문대학들은 다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전문대학 교육혁신 연구 및 정부재정지원현황’ 발표에서 조선형 동서울대학교 교수는 “일반대학 공학교육과 관련한 정부 정책 가운데 ‘2016 공과대학 혁신방안’이라는 5개년 사업이 있다. 창조경제를 전진기지화 시키기 위해 공과대학을 많이 발전시키겠다는 혁신 방안”이라면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공학계열 학생 수를 비교해보면 전문대학이 차지하는 비율이 28%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전문대학의 공학계열 학생들을 지원하는 정부재정지원사업은 그에 비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일반대학의 경우 ‘공학교육 네트워크’에 정부기관, 유관기관 등이 포함돼 있어 이들의 목소리가 비교적 잘 전달, 반영되고 있다고 보고 전문대학에도 이 같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공학기술교육혁신 총장협의회와 더불어 공학기술교육학회(가칭) 등을 만들어 ‘전문대학공학기술교육 네트워크’라는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공학기술교육학회가 전문대학 공학기술교육 혁신을 연구하고 실행한다면 총장협의회는 연구된 정책들의 검증, 개선 과정을 거쳐 교육부 등 유관기관에 반영되고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손호재 거제대학교 교수는 “한국공학교육학회가 있다. 예전에는 전문대학 교수가 한두 명 속해 있었지만 지금은 한 명도 없다. 공학교육학회임에도 전문대학 공학기술교육을 대변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유관기관, 정부기관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한다. 위기의 전문대학을 활성화시킨다는 큰 목표를 갖고 전문대학에 맞는 교육전문지식 플랫폼을 만들어 정책 추진에 상시적으로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주리 동서울대학교 교수도 “29개 정부부처 예산을 분석하면서 느낀 것은 일반대학에만 지원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의 경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전문대학에서 수행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면서 “일반대학 지원사업을 전문대학에도 그대로 적용시켜달라고 할 수 없다. 그러면 오히려 전문대학에도 문호를 열어줬는데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는 소리만 들을 것이다. 우리만의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한다“고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어 ”지역별 고른 발전, 중소기업, 직업교육 세 가지가 문재인 정부의 교육 키워드“라며 ”그에 맞춰 사업 콘텐츠를 구상 중이다. 결코 전문대학에 퍼주기식으로 가겠다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총장들은 “진작 했어야 할 일”이었다면서 이러한 협의체 출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한영수 전주비전대학교 총장은 “전문대학에도 공학계열이 있지만 사회나 일반대학이 보는 시각에서는 ‘전문대학이 무슨 공학이냐’ 경시하는 경향도 있다. 이 같은 정부와 사회의 인식을 먼저 바꿔는 게 선행돼야겠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명칭에 대해서는 전문직업인을 양성해내는 전문대학의 색채가 조금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전문기술인력 등 포괄적인 단어를 집어넣어 공학계열을 시작으로 다른 전공분야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선형 동서울대학교 교수는 “전체 전문대학 학생들 가운데 공학계열 학생들은 30.8%정도”라면서 “나머지 70%의 학생들을 위해서도 인문사회, 자연과학, 예체능 등 각 계열별로 총장 협의체를 만들어도 괜찮겠다. 우선은 공학계열부터 먼저 시작해 선도한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종 보직교수협의체, 고등직업교육학회 등 기존 조직과의 역할이 상충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왔다.

한편 이날 나온 총장들의 의견을 검토, 연구한 뒤 다음 달 중으로 국회에서 제2차 정책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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