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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논단] 국가교육회의 구성에 즈음하여최용섭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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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4  23: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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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섭 주간

예로부터 교육은 고담준론(高談峻論)의 영역이었지만 본질적으로는 먹고사는 문제였다. '개천에서 용났다'라는 말은 '못 사는 집의 자식이 공부 잘해 출세했다'라는 말이다. 자식 하나만이라도 잘 가르쳐 대학에 보내 집안을 일으켜야겠다는 생각을 대부분의 부모들이 가졌던 것이 엊그제 일이다. 자식만큼은 지긋지긋한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게 해주려고 등짐, 머리짐 지고 일터로 나가는 부모의 마음이 유별난 교육열로 나타났다. 오직하면 ‘교육입국(敎育立國)’이란 구호가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 있을까?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교육은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가정을 풍요롭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자 통로였다. 우리나라가 OECD 선진국 클럽에 가입해 당당하게 세계 무대에서 행세할 수 있게 된 것도 교육의 힘이 컸다. 부존자원 없는 우리나라에서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컫는 경제 기적을 달성했는데 무엇으로 가능했겠는가? 교육이 1등 공신이다. 그러나 국가발전의 1등 공신인 교육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곤욕을 치르고 있다. 덩달아 교육현장, 학부모, 그리고 예비 수험생들도 몸살을 앓는다. 주기적인 교육정책 변경 때문이다.

대선 과정에서 교육정책은 핵심 쟁점이었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독특한 교육개혁 정책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한다. 어느 후보는 교육부 폐지론을 들고 나와 이목을 끌기도 했다. 대통령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교육대통령을 자임하며 교육개혁을 추진한다. 대통령 선거가 5년마다 있으니 대강 5년에 한번씩 큰 틀에서 조정이 이루어진다. 정권마다 추구하는 교육적 이상이 다르니 정책의 일관성 보다는 단절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세상이 아무리 빨리 변해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인 교육을 조삼모사(朝三暮四)식으로 바꿔서야 되겠는가?

교육은 기본적으로 민생 문제요 삶의 문제이지만 교육 정책을 둘러싼 정파(政派)간 입장이 지향하는 가치만큼이나 다르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적이고 고도로 정치적인 영역임에 틀림없다. 수월성과 평등성이라는 양대 가치가 충돌한다. 정책방향에 따라 호불호(好不好)와 유불리(有不利)가 확연하게 갈리다 보니 합의에 이르기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육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학서열화를 지목한다. 좋은 대학만 나오면 그 이후의 생활은 보장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영유아기부터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다. 공교육에 진입하기 이전에 이미 사교육 시장에 편입된 아이들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경쟁에 내몰린다. 아이들의 소질과 적성은 무시되고 오직 결과만이 중시되는 구조에서 ‘성적제일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이에 따른 사교육비는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개천에서 용났다'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사회적 양극화가 교육 부문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교육이 신분을 고착하는 수단이 된다면 그 사회는 미래가 없다.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가 무슨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 교육은 차세대 인재를 양성하는 국가 사업이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해야 하는 영역이다. 그러기에 초당적 접근이 필요하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가 국가교육회의를 구성해 교육문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룰 것이라는 소식이다. 의장도 임명되고 본격적으로 업무에 임할 태세이다. 대통령이 선거 기간 내내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으니 이번만큼은 뒤로 가는 일이 없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의장을 비롯한 국가교육회의 위원 구성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코드인사란 비판이다. 다른 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잡음이 국가교육회의 구성에서 반복돼서는 안 된다.

국가교육회의 구성에는 다양성과 대표성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다양한 교육 주체가 참여해야 하고 특히 직업교육과 같이 소외됐던 부문의 대표성도 보장돼야 한다. 국가교육회의 산하 실무위원회 구성에도 각 그룹의 전문가를 골고루 참여시켜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교육 정책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쪼록 새롭게 출범하는 국가교육회의가 우리나라 교육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저출산 고령사회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력양성체계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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