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알림 서비스 등 이색 홍보 전략 ‘눈길‘ …서울 주요대학 빠져 아쉬움

서울 주요 대학 불참…다양한 정보 파악 어렵다는 불만도

▲ '2018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13일 개막했다. 129개교가 참여한 가운데 오는 16일까지 4일간 개최된다.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장진희 기자] 2018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오늘 코엑스에서 막이 올랐다. 총 129개교가 참석한 이번 박람회는 첫날 한파에도 불구하고, 입시 정보를 얻으려는 학생과 학부모로 아침부터 성황을 이뤘다.

올해에는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이 불참해 박람회장 열기는 예년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13일 12시 기준 방문객 1만여 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시간대 기준 2만 여명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맞춤정보 찾아 바삐 움직이는 방문객= 박람회장의 한산한 분위기에도 학생과 학부모들은 원하는 대학의 정보를 얻기 위해 바쁘게 몸을 움직였다. 매서운 한파와 평일 출근 시간 인파도 정보를 찾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길을 늦추지는 못했다.

백운고 김경욱(3학년)학생은 “인덕원에서 2호선을 타고 사당역에서 갈아타는데 힘들었다”면서도 정보를 찾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고양시에서 온 학부모 신모씨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출근 시간 인파를 뚫고 찾아왔다”며 부스 곳곳을 둘러봤다.

상대적으로 붐비는 서울·수도권 대학 부스의 긴 대기줄 앞에서 대기번호를 받아 든 사람들도 많았다.

전주에서 아침 6시 반 기차를 타고 어머니와 함께 온 재수생 박시범씨(20)는 “애초에 경희대와 서울시립대만 보고 박람회에 왔다”며 “두 곳에서 먼저 상담을 받은 뒤에 다른 대학 부스에서 상담을 받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일고 구봉수(3학년)학생은 “상위권 대학들이 오지 않는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 (불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지금 나와 있는 대학들 부스에서 상담을 받아보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 동국대가 이번 정시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문자 알림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 장진희 기자)

■참가자 알림 시스템·달라진 홍보대사 유니폼…이색 홍보 눈길= 올해에는 다수 대학이 ‘이색’ 입시 홍보 전략을 도입하고 나섰다. 동국대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대기시간을 감축시키기 위해 ‘문자 알림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에 동국대 입학처와 상담을 원하는 참가자는 부스 앞에서 장시간 대기하지 않고, 각자 다른 학교를 방문했다가 알림이 울리면 다시 이 대학 부스로 돌아왔다.

이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매년 부스 앞에 늘어선 줄로 인한 불편사항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고자 이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비용이 100만원이 넘었지만, 학생과 학부모 편의를 위해 도입하게 됐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각 대학의 특장점을 살린 ‘유니폼 홍보’도 눈길을 끌었다. 전북대는 최근 주력하고 있는 ‘한옥 캠퍼스’ 사업의 일환으로, 홍보대사 학생들의 유니폼을 한복으로 통일했다.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유은주씨(프랑스학4)는 “한복 유니폼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우리 대학의 특성을 살릴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원광대 역시 정장을 입은 타 대학과는 비교되게 ‘야구 유니폼’을 통한 입시 홍보에 나섰다. 이 대학 홍보대사 관계자는 “우리 대학 야구단이 지난 7월 열린 ‘대통령기 전국 대학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기념해 홍보 대사 복장을 야구 유니폼으로 통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 13일 열린 정시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진학을 원하는 대학 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서울 주요대학 빠져…다소 식어버린 박람회장 분위기= 2018년 정시박람회 참여 대학은 지난해 135교개에서 129개 대학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특히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이 불참을 선언 하면서 박람회 참석자들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상위권 대학이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대학의 참여가 줄어든 만큼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적기 때문이다.

강동구에서 온 학부모 조모씨는 “수도권 주요 대학 부스가 없어서 정보 제공 기회가 줄었다”며 “높은 등급 학생들도 골고루 상담할 수 있도록 부스를 마련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반포고 오정은(3학년)학생도 “학교에서 단체로 방문했는데 원하는 대학이 없어서 실망했다”며 “입학사정관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닌데 서울 주요 대학이 다 빠진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상담을 받는 학부모나 수험생들만 아쉬운 것은 아니다. 우희덕 숭실대 입학관리과장은 “일단 상위권 대학이 없으면 방문자들의 유입 자체가 떨어진다”며 “사람이 많이 와야 우리 대학도 방문할 텐데 그런 점이 좀 아쉽다”고 토로했다.

대다수의 대학 관계자들은 서울 주요 대학들이 불참한 이유를 입학금 폐지와 전형료 인하로 인한 비용 부담을 꼽았다. 비용에 비해 홍보 효과가 크지 않은데다 서울 주요 대학들의 경우 굳이 홍보를 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알아서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실 단국대 입학팀장은 “전형료 인하 등을 감안하면 메이저 대학들에게는 박람회 참석이 비용대비 큰 효과가 없다고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권창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입학팀장은 “부스 설치와 홍보물 제작, 인건비 등 대략 3000만원의 비용이 든다”며 “수시는 지원자도 많아서 할 만하지만 상대적으로 정시는 부담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람회에 불참한 서울의 A사립대 관계자는 “수능 연기로 인한 일정 조정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형료 인하와 입학금 폐지로 인한 홍보비 감소가 주된 이유”라며 “박람회도 일종의 홍보인데 홍보비가 줄어 참여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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