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수강 신청 … 강의실 노트 사라져

김달환 군(신문방송학과 4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습관적으로 머리맡에 있는 휴대폰을 집는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이지만 이-메일 점검과 그날 있을 강의 시간을 살피기 위해서다. 이 대학 인터넷 매체인 ‘인터넷 한양’ 편집장이기도 한 그는 9시부터 수업이 있으며, 점심시간에 인터뷰가 있음을 곧 확인하고 등교를 서두른다. 이는 한양대가 전화 단말기를 이용, 학내 전산망에 접속해 학사 및 행정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한양’ 서비스를 시작한 뒤 변화된 일반 학생들의 생활 풍속도이다.
‘모바일 한양’ 서비스가 아직까지 인터넷에 비해 속도가 다소 느리고 일부 통신사 휴대폰에 한정되는 한계가 있지만 도서관이용, 수강신청, 성적조회, 커뮤니티 활동까지 영역을 확대함에 따라 학생들에게는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학내 유비쿼터스를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이용자 관점에서 주로 학생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교직원들의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인문대 교학과 노일선 과장은 상급자인 부장과 소속 후배 직원의 결제 업무를 학교에서 지급한 PDA를 통해 하고 있다고 말한다. PDA를 통해 모바일 한양에 들어가 부장에게 전자결제를 요청할 수도 있고, 후배 직원들이 올려놓은 결제가 어떤 내용이며 총 몇 건인지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 과장은 “90년대부터 많은 투자와 노력을 경주해 구축한 정보시스템이 모바일 시스템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용자 입장에서 보다 자유로워지고, 편리해졌다”고 평가했다. 한양대의 이러한 유비쿼터스 캠퍼스 구축은 캠퍼스 곳곳에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전산망으로 인해 가능한 일이다. 캠퍼스간 T3 회선을 통한 백본으로 ATM 전산망을 구축하고 학사, 연구, 재무, 사무 입학, 각종 경시대회 관리 등에서부터 최근 모바일 한양에 이르기까지 학내 모든 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한 것이다. 한양대는 캠퍼스 환경을 웹 기반으로 통합하고 SSO(single sign on)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EDMS 구축을 통해 문서별 성격에 따른 문서검색 및 분류를 가능토록 했다. EDMS 환경은 행정의 효율성 제고와 함께 향후 시스템의 확장 및 통합의 용이성과 모바일 캠퍼스, 지식관리 시스템을 위한 제도적 틀을 제공하고 있다. 행정정보팀 신성룡 팀장은 “타 대학도 휴대전화를 통해 학교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학교와 이동통신사의 홍보수단으로 구축된 성향이 짙은 반면, 한양대는 실제 업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된 시스템이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U-korea 정책에 따라 시범적으로 대학들이 유비쿼터스 캠퍼스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현 상황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양대가 지난 2003년 9월 개통한 ‘eZHUB’(한양대 종합정보 포털 시스템)은 컴퓨터에 한정되는 단점을 갖지만, 매우 유용한 시스템이다. 인터넷과 연결되는 환경이라면 언제 어느 때 든 자신의 신분에 따라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학사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학생의 경우 웹상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을 입력하면, 자신의 수강신청, 강의시간 조회, 성적내역, 예비군 상황, 졸업이수학점 조회, 강의평가 등을 할 수 있다. 또 각종 증명서 신청 및 발급도 가능하다. 대학원생은 도서관인 백남학술정보관 클릭을 통해 타 대학의 도서 및 논문을 출력 또는 메일로 받을 수 있다. 교직원은 전산망을 이용한 결재처리를 할 수 있다. 직원의 기안 문 작성, 결재 상신, 문서 결재, 시행 문 발송, 문서접수 및 대장 관리가 모두 이곳에서 처리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한양대 전자 문서 기안 수는 지난해 3월 한 달간 총 3천5백92건, 하루 1백63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돈 인터넷 전략팀장은 “웹 통합시스템 구축은 업무의 효율성 제고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사용자 중심, 소비자 중심의 웹 환경 구축을 위해 도입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에 개발한 학사정보, 행정정보 시스템 또한 이 대학의 자랑거리다. 한양대의 학사정보시스템은 수강신청의 경우 신청안내 학과기본수업조회에서부터 졸업이수학점 조회까지 할 수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수천 명이 불과 5분 안에 수강신청을 할 수 있으며, 강의시간 역시 자동으로 배정토록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또 학생들에게 졸업사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입학 전과 학부성적을 졸업이후 데이터와 연계해 취업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행정정보시스템의 경우 연구비 학술논문 등 연구정보 예산운영 및 사무정보 등을 포함한 경영정보(EIS)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완벽한 보안체제 구축은 한양대 유비쿼터스의 ‘화룡점정’이라 할만하다. 한양대는 이를 위해 지난해 기존의 정보통신원을 정보통신처로 승격시켜 환경의 변화와 사이버 범죄에 능동적 대처토록 했다. 또 기술적인 측면에서 두 겹에 걸친 철통 방화벽을 구축해 놓고 있다. 특히 학내 모든 PC에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안철수 바이러스 연구소와 함께 24시간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박명휘 학사지원팀장은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바이러스의 종류로 보이는 이상 징후가 발생되면 안철수 연구소에 바로 접수된 뒤 백신으로 만들어져 다음날 정보통신처 인프라 관리팀에 전달된다”고 말했다. 한양대의 이러한 유비쿼터스 환경은 강의실에서 노트가 사라지는 등 강의실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파워포인트 강의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PDA나 노트북을 이용해 강의 내용을 담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장석권 정보통신처장은 “유비쿼터스 환경은 교육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궁극적 목표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아닌 교육복지 극대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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