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사이언스 다수 발표, 피인용수만 5000회

▲ 석상일 UNIST 특훈교수.(사진=UNIST)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남들이 도전하지 않은 분야, 그리고 그걸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두 가지로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연구를 개척해왔다. 순수하게 한국인의 힘으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기술을 개발해낸 것이라 더 기쁘고 뿌듯하다.”

20일 ‘한국 노벨상’이라 일컬어지는 한국과학상을 수상한 석상일 UNIST 교수의 소감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정무영)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연구한 석상일 특훈교수(에너지 및 화학공학부)가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이날 밝혔다.

석상일 교수는 화학과 공학의 결합으로 세계 최고 효율의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조했다. 물질은 전기가 통하는 성질에 따라 부도체, 반도체, 도체로 나뉘는데, 페로브스카이트는 세 가지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금속 산화물이다. 그의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등에 다수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석 교수는 학부 전공을 화학으로 시작해 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융합연구의 대가다. 무기물과 유기물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분야에선 개척자로 불린다. 태양전지 효율을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는 석상일 교수가 4번 연속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을 새로 쓴 기록이 남아 있다.

그는 “공학적 관점으로 문제를 찾고, 화학을 기반으로 해결책을 찾아온 게 오늘에 이른 비결”이라며 “무기재료를 전공한데다 유기물에도 익숙하다 보니 두 물질의 장점을 융합하면서 재료 자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도 세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래는 석 교수와의 일문일답.

- 수상 소감은.

“기쁘고 영광스럽다. 지난 10년 정도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연구해왔는데 그 결실들을 최근 몇 년 사이 거두고 있다. 사이언스(Science)와 네이처(Nature)에 실린 4편의 논문은 100% 한국인 저자로 이뤄진 그룹이 해낸 일이라 더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는 이런 사례가 드문 만큼 세계적으로 우리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앞으로 상용화까지 할 일이 더 많은데 이번 수상을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 화학과 공학의 결합’이라는 업적이 눈에 띄는데.

“무기재료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에 특색 있는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싶었다. 그래서 유기재료와 결합하는 방향을 떠올렸다. 학부 전공이 화학이라 유기재료와도 친숙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목표로 삼고 10년 정도 연구를 이어오면서 전형적인 무/유기 융합 재료인 ‘페로브스카이트’를 개발했다. 대부분 ‘염료감응 태양전지’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남들과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린 것, 그리고 무기재료와 유기재료의 결합을 이용한 것. 두 가지 이유 덕분에 기술이 빠르게 진화할 수 있었다.”

- 앞으로의 연구 방향이나 계획은.

“이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효율뿐 아니라 안정성과 전체 시스템 등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이 분야를 이끌어 가는 입장에서는 또 다른 시도를 해보고,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일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또 ㈜프런티어에너지솔루션이라는 기업을 창업한 것도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연구실에서도, 기업에서도 각자의 역할에 맞는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