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지난해 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 결과 발표

국가R&D 투자, 박사‧논문 수 등 양적지표 상위 기록
질‧제도는 꼴찌…논문 피인용도 33위, IP 보호 29위
보수적 문화, 과학교육 경시로 지표 하위권 '숙제'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한국의 지난해 과학기술 혁신역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7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와 인적자원 등 질적 지표가 성적을 견인한 데 비해 연구 성과와 제도, 문화는 아직 하위권에 머물렀다.

대학가에서도 논문 수를 늘리기보다 질 좋은 결과를 내놓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기초과학 투자 증액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학교 현장에서 과학교육을 경시하거나, 새로운 과학기술 등 문화를 보수적으로 대하는 현상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2017년도 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를 발표했다. 이 평가는 지난 2006년부터 과기정통부가 산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의뢰하여 실시하는 것으로, OECD 회원국 간 비교를 통해 국가간 상대적 강‧약점을 분석하고 과학기술혁신정책 입안 등에 활용된다.

이번 평가는 OECD 전체 회원국 중 올해 가입한 라트비아를 제외하고 이뤄졌다. OECD,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등 국제기관의 통계 순위를 활용해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활동 부문 3위, 자원 부문 6위, 네트워크 부문 14위, 성과 부문 9위를 기록했다. 활동 부문은 유지, 나머지는 2013년에 비해 각각 1~2계단씩 상승했다.

이 부문들은 양적 지표가 주로 차지한다. 활동은 국가의 연구개발(R&D)투자와 창업활동 지수를 포함한다. 자원 부문은 △인적자원(연구원 수, 이공계 박사 비중 등) △조직(기관‧기업 수) △지식자원(논문 수)를 지표로 삼는다. 네트워크 부문은 특허 수, 공동특허 수로 산학연, 기업간 협력을 평가한다. 성과에는 특허 수, 논문 피인용 수, 수출액 비중 등이 포함된다.

실제 국내총생산(GDP) 대비 OECD 1위인 연구개발예산을 비롯해 연구개발투자 총액 비중(2위), 산업부가가치 대비 기업연구개발투자 비중(2위), 하이테크산업의 제조업 수출액 비중(2위), 연구원 1인당 산학연 공동특허건수(2위) 등이 매우 높았다.

총 연구원 수, 세계 상위 대학 수(QS 평가)도 각각 4위, 8위로 조사됐다. 최근 15년간 SCI 논문 수는 세계 10위, 특허 수는 세계 4위를 차지했다.

▲ (자료=과기정통부/정리=김정현 기자)

하지만 질적, 정성적 평가지표인 환경 부문은 23위에 머물러 2013년에 비해 세 계단 내려갔다. 지식재산권 보호(29위), 기업 연구개발비 중 정부 재원 비중(28위), 새로운 문화에 대한 태도(29위), 학교에서 과학교육이 강조되는 정도(21위) 지표는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성과 부문에서도 연구원 1인당 SCI 논문 수, 인용도는 33위를 기록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R&D 투자 대비 기술 수출액 비중도 OECD 평균이 177.8%인데 비해 한국은 17.8%에 그쳐 28위로 나타났다. 

대학에서도 양적 지표에 치중하는 교수업적평가 개선을 비롯해 원천기술 개발과 이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는 기초학문 육성에 보다 집중하는 정책 방향 전환이 필요한 대목이다.

과기정통부도 “앞으로 한국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위 국가들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우수한 요인을 상세히 검토해 질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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