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수난시대, 전문총장 등장 예고

- <2001년 대학가 결산> - 총장사회 - 총장 수난시대, 전문총장 등장 예고 손바닥만한 나라에 4년제 대학만도 1백92개. 2003년을 기점으로 대입정원보다 지원자가 더 적어지고 교육시장 완전 개방으로 외국 유명대학 상륙이 임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경쟁 최일선에 있는 총장들은 올해 무엇을 했으며, 총장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가. 2001년, 총장사회는 가톨릭대 오창선 총장 등 30명의 신임 총장들의 임기시작과 함께 열렸다. 이들 중에는 순천향대 서교일 총장 등 40대 젊은 총장들도 있었고, 광주대에서 대전대로 자리를 옮긴 신극범 총장처럼 노련한 고참 총장도 있었다. 새해 벽두 세간의 이목은 서울여대 윤경은 총장에게 집중됐다. 이 시대 최대 화두인 '정보화'를 공부하고자 서울대지털대학 학생으로 다시 입학한 것. 영남대 이상천 총장은 최근 대학가에서는 보기 드물게 학생회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아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했고, 창원대 이수오 총장은 계간 문예지 '시와 시학'에 신인문인으로 등단해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총장사회 앞길은 순탄치 않았다. 새 학기 개강과 더불어 한국 대학사에 '총장 수난의 해'로 기록될 만큼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총장연임과 총장 이직을 통한 '전문총장직'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총장사회 수난은 총장의 법정구속 및 사퇴, 총장에 대한 구성원 중간평가로 나타났다. 덕성여대 아주대 한세대에서는 교수재임용 문제로 촉발된 학내 분규가 장기화하면서 총장 사퇴와 교육부 감사로 이어졌다. 숭실대 성신여대 계명대 한동대 등 학내 문제가 사법부 판단에 맡겨져 한동대 김영길 총장 등이 법정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건국대 동국대 인하대 조선대 등에서는 교수들에 의해 총장 중간 평가가 실시 됐다. 특히 건국대 경우 교수협의회 중간 평가결과 총장을 불신임, 구성원들이 총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었다. 대학사회에서 보기 드문 연임과 늘어나고 있는 총장 이직 사례는 이제 학문과 지성의 상징인 권위의 총장시대가 가고 경영자 총장 시대의 문이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광운대 박영식 총장 등은 올해 학내 구성원의 전폭적인 지지로 연임에 성공했다. 또 이천수 총장(순천향대에서 천안대로), 최인기 총장(여수대에서 대불대로), 조규향 총장(부산외대에서 서울디지털대학으로) 선우중호 총장(서울대에서 명지대로) 등의 사례는 총장의 '전문직' 화를 이끌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총장들이 그 동안 정부 눈치보기에서 벗어나 특정사안에 대해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경북대 대구대 등 대구·경북지역 22개 대학 총장들은 대졸실업자 대책 촉구를 비롯 지방대 특별법 제정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또 정통대학원 학부설립에 대해서는 전국 1백 93개 대학 총장들이 한결같이 한국정보통신대학원의 학부 설립을 반대하기도 했다. 대학간 치열한 경쟁에서 각 대학이 살아남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1년 한해 대학 총장들은 이 경쟁의 일선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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