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결석 없이 모범적 대학생활…첫 ‘한일모범상’ 수상

▲ 86세의 나이로 한일장신대 NGO학과를 졸업하게 된 오점녀 할머니가 학위수여식에서 '한일모범상'을 받았다.

[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기자] “할머니 졸업 축하드려요!” 지팡이를 짚으며 졸업식장에 천천히 들어서니 20대 학생들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인사를 건넨다. 마치 친손녀를 대하듯 “아이구 고마워” 하는 오점녀 학생. 9일 열린 한일장신대 2017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학위를 받는 학·석·박사 학위자 316명 전체를 통틀어 최고령 졸업자다.

그는 86세 최고령임에도 4년간 결석 없이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에 함께 입학한 전북도립여성중고 동기 6명 중 졸업을 앞둔 학생은 그녀 뿐이다. 모두들 공부가 어렵거나 아프다는 이유로 중도 포기했는데 최고령자인 그녀만이 묵묵히 4년 동안 한일캠퍼스를 오갔다.

타고난 성실함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4년 내내 80점 이상 성적을 거둬 장학금을 받았고, 졸업을 앞둔 12월에는 기초생활수급자 수당을 모은 200만원을 학교에 발전기금으로 기탁해 감동을 줬다.

대학에서도 수업만 받지 않았다. 2015년 강의동인 진리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학교에서 설치해주나 보다”는 생각에 어려운 형편임에도 20여 만원을 선뜻 내놓았고, 2016년 겨울엔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날 오점녀 할머니는 ‘한일모범상’이라는 특별상도 받았다. 고령에도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는 모습이 학생들에게 모범이 된다고 판단해 올해 처음 이 상을 제정했는데 첫 수상자가 된 것이다. 수상을 위해 후배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등단하는 오점녀 학생 뒤로 끝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오점녀 학생은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학생들이나 교수님, 학교에서 많이 배려해줘서 고맙다”며 “중학교 입학할 때 앞으로 10년간 공부하자라는 목표가 있었는데 계획대로 공부를 마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후배 백예은 학생(NGO학과 3학년)은 “할머니의 삶은 우리나라의 역사 그 자체여서 NGO와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할머니께 묻곤 했다”며 “늘 우리들에게 자상하게 대해주시고 사회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셔서 젊은 학생들이 배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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