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형식적인 틀을 깨는 졸업식이 주목받고 있다. 졸업식 본래의 의미를 살리고 졸업생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려는 뜻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여는 것이다. 해외로 찾아가 축하해주고, 특별한 상을 수여하는가 하면 특별 연사가 참여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 괌에서 열린 '찾아가는 졸업식'에서 백석대 학생들이 학사모를 던지며 자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유니스트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생들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울산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나도 살면서 실패가 많았다. 대통령 당선도 재수로 된 것”이라며 “실패는 오히려 성장시켜주는 힘이 될 수 있다. 또한 결코 혼자가 아니란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지금의 대통령 문재인은 개인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다”며 격려했다. 연설 후 이들에게 학사모를 건네주면서 일일이 축하했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백석대는 지난 6일 7000km 떨어진 미국 괌을 찾아가 졸업식을 열었다. 해외 취업으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21명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가는 졸업식’을 개최한 것이다.

이날 졸업식에는 현지 호텔에 취업한 졸업생과 정정미 학사부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들이 참석했다. 또 켄 마이크로네시아 미쯔오 사토사장, 노부츄키 츠루이사이판 아쿠아리조트 총지배인 등이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홍승우(호텔경영)씨는 “타지에서 사는 것이 생각보다 달콤하지 않지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갈 것”이라며 “백석대에서 배운 긍정의 힘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상지대는 권위적이고 형식적인 졸업식 틀을 깨고 ‘감동과 파격의 졸업식’을 기획했다. 지난 9일 열린 졸업식에는 졸업생을 비롯해 교내 청소노동자, 식당 직원 등 학내 모든 구성원이 참여했다. 상지대는 이들의 축하 메시지를 영상으로 담아 상영했다. 또 교가제창 대신에 ‘걱정 말아요 그대’를 제창했다.

특별한 상도 마련했다. 청소ㆍ 식당 노동자에게 특별상을 수여하는가 하면, ‘대학민주화 유공 졸업생 특별 포상’을 실시했다. 이는 구재단 체제에서 포상에서 배제된 졸업생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지난 21일 열린 한림대 졸업식에는 엄마와 딸이 나란히 학사모를 쓰기도 했다. 주인공은 이은숙· 이새보미나 모녀로 바이오메디컬학과 동기다.

이은숙씨는 두 아이를 둔 전업주부로 젊은 시절 가정형편 때문에 접었던 학업의 꿈을 이루고자 딸과 함께 2015년 한림대 바이오메디컬학과에 편입했다. 늦깎이 학생인 만큼 주말에도 등교할 만큼 배움에 대한 열의는 남달랐다. 남양주에서 통학하는 아내와 딸의 지켜보던 남편의 제안으로 가족이 춘천으로 이사까지 왔다.

이씨는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고, 실험 하고,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는 그 모든 대학생활이 큰 희열이었다”면서도 “딸 친구들이 불편할까 봐 MT를 못 가본 것이 가장 후회된다”며 웃어 보였다.

▲ 86세의 나이로 한일장신대 NGO학과를 졸업한 오점녀 할머니

한일장신대에서는 학사모를 쓴 86세 할머니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일 열린 졸업식에서 학위를 받는 학·석·박사 학위자를 통틀어 최고령인 오점녀 할머니다. 이날 지팡이를 짚고 축하 꽃다발을 받은 오씨는 지난 4년간 단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었다. 4년 내내 80점 이상 성적을 거둬 장학금을 받았고, 지난해 12월에는 기초생활수급자 수당을 모은 200만원을 학교에 발전기금으로 기탁해 감동을 줬다.

그는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학생들이나 교수님, 학교에서 많이 배려해줘서 고맙다”며 “중학교 입학할 때 앞으로 10년간 공부하자는 목표가 있었는데 계획대로 공부를 마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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