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세이] 간판 보다는 실력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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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

구기창 중국한국인회 부회장을 중국 선전(심천)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구 부회장은 1980년대 말 우리나라가 경제 위기에 처했을 무렵 중국으로 건너와 사업을 시작한 분이다. 구 부회장에게 ‘국내에서는 청년들이 국내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해 해외로 나설 것을 권하는데, 청년들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구 부회장은 세 가지를 꼽았다. 기술ㆍ인내ㆍ나눔이 그것이다.

해외로 진출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어떤 기술이든지 자신만의 기술을 가지고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기술이 네일아트와 같은 서비스 기술이든, 고급 IT 기술이든, 기술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손재주가 좋아서 기술을 배우면 최고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어떤 기술을 배울지를 잘 선택하면 해외 진출의 첫 단추는 끼운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로는 인내를 꼽았다. 해외로 진출해서 성공하려면 적어도 10년은 참고 고생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3년 해보다가 잘 안 되면 접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3년이라는 기간은 현지에서 친구 만들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고 했다. 그래서 10년은 있어봐야 거래처도 확보되고 사업도 알려져 비로소 성공의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나눔이라고 했다. 현지에서 사업을 하면서 나만의 노하우를 주변과 나누면 현지인들도 내 기술을 이용해서 돈벌이가 되고, 그러다보면 내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현지 경찰도 외면하는 위기 때, 나의 ‘나눔’에 도움을 받았던 친구들이 나서서 도와주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위기를 당했을 때 누가 나서서 도와주겠는가?

한 가지 덧붙이면 현지 문화를 알고 와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이해하고 관습을 이해해야 빨리 현지인과 친해지고 마음도 편해진다고 했다. 현지의 문화도 모르고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내가 오해할 일도 생기고 상대방도 나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지인의 아들이 국내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중국에 취업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중국에서 어학연수도 해서 중국어에는 능통하게 됐다. 어학연수를 하는 동안 중국인과도 교류가 있어 직장을 구하려고 했는데, 기술을 가진 것이 없으니 취업이 어려웠다고 한다. 현지에는 중국어와 한국어 두 가지를 잘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굳이 한국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청년을 채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결국 ‘기술’이 없다는 것이 취업의 걸림돌이 됐다. 그래서 중국에 진출하려고 전문대에 다시 입학해서 유용한 기술을 배우고 있다. 아마도 처음부터 기술을 배우고 난 뒤에 중국어를 배웠다면 좀 더 일찍 지신의 길을 찾아갈 수도 있었으리라.

지난해 12월 16일에 ‘2018학년도 전문대학 정시 모집’을 대비한 ‘고교진학교사 입시설명회’가 동서울대학교에서 열렸다. 설명회에서는 영남권, 호남권, 중부권, 수도권을 나눠서 전문가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특히 호남권 설명을 하던 서점권 선생님은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를 다니는 이른바 ‘유턴’ 입학생이 많은데, 처음부터 전문대를 고려했다면 좋지 않았겠느냐고 해서 생각거리를 남겼다. 게다가 전문대 진학정보도 어두워서 나에게 맞는 특색학과가 전문대에만 있다, 산업체 등에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가 많다,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이 있다, 학사학위 연계 편입이 가능하다는 등의 정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성공을 위해서 간판보다 실력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무엇보다 자신의 진로 적성에 맞는 것을 배워 역량을 갖춰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래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자신의 진로를 일찍 찾아 나설 때, 중학교 자유학기제 때부터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의 미래인 젊은 학생들이 전문대에서 배울 수 있는 역량을 같이 고려한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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