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외된 ‘중하위권’ 학생들 진로진학 지도 해나갈 것”
[인터뷰] “소외된 ‘중하위권’ 학생들 진로진학 지도 해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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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로진학지원센터장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고등학교 현장에서의 진로진학 지도는 일반대학, 그중에서도 명문대학 중심으로 이뤄진다. 중위권 이하 학생들은 진로진학 지도에서 소외돼 있다. ‘너희가 알아서 하라’고 방치되고 외면받았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이들과 같이 교육에서 소외받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자기 흥미와 적성에 맞는 진로진학 지도가 필요할 때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올해 전문대학진학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첫 수장은 안연근 센터장이 맡았다. 안 센터장은 고등학교 교사로의 정년을 4년 앞두고 명예퇴직까지 해가며 이 길을 택했다. 더 이상 중위권 이하 학생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안 센터장은 “실제 고등학교 현장에서 진로진학 지도를 해보면 중위권 이하 학생들은 자신감은 물론 자존감까지 낮아져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방치하고 있다”면서 “사실 중위권 이하 학생일수록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적ㆍ국가적 차원에서 중하위권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라면서 “이런 학생들의 자존감을 살리고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앞으로 전문대교협에서는 그들에게 맞춤형 입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안연근 전문대학진학지원센터장. (사진=천주연 기자)

- 고등학교 현장에서 중위권 이하 학생들에 대한 진로진학 지도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어떤가.
“중위권 이하 학생들은 한마디로 대입 진학에서 소외돼 있다. 학교에서는 이른바 명문대학에 몇 명이나 합격시킬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진학지도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조기 취업을 위한 전문대학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학생들은 진학 지도의 관심 밖에서 맴돌고 있다. 진학 전문가라고 하는 나 역시도 상위권 학생 중심, 명문대학 중심으로 진학상담을 해왔더라. 사실 대부분 고등학교의 한 학급에 3분의 1 이상의 학생들이 전문대학을 지원한다. 그만큼 전문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요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진로진학 상담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중위권 이하 학생들이 진학하는 전문대학에 대한 진학지도는 사각지대인 셈이다.”

-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전문대학의 입시는 너무 복잡하다. 대입전형 표준화나 간소화가 돼 있는 일반대학과 달리 전문대학의 지원 방법이 복잡하다 보니 ‘너희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돼버린 게 사실이다. 고등학교 교사들의 책임뿐만 아니라 교육당국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고교정상화기여사업이라는 게 있다. 이 사업 내용 중에는 대입전형 간소화, 학교교육 정상화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전문대학은 철저히 소외돼 있었다. 일반대학 위주로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간 일반대학은 이 사업을 통해 교육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대입전형 간소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전문대학은 예산을 투입하지 못해 이런 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 최근에는 전문대학을 선호하는 학생들도 많아졌다고 들었다.
“굉장히 바뀌었다. 제 자신이 깜짝 놀랄 정도다. 대졸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학생들이 굉장히 실용적으로 돌아섰다. 직전까지 몸담고 있던 고등학교는 이른바 강남 8학군 지역에 속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진학상담을 해보면 반에서 5등 안에 드는 학생도 전문대학에 가겠다고 말하더라. 분명 전문대학에 대한 수요는 있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지원이 안 되고 있는 형편이다.”

- 특히 어떤 부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전문대학진학지원센터는 올해 처음 신설됐다. 일반대학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센터가 2009년에 개설된 것에 비하면 때늦은 감이 있다. 전문대학의 총모집인원이 2019학년도에 20만6207명이다. 이는 일반대학 모집인원 34만8834명의 60%, 고등교육기관 총 입학 인원의 38%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대입 전형에 관한 재정 지원은 일반대학에 편중됐다. 우리나라의 인적자원이 모두 일반대학 졸업자만 필요로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력개발 차원에서라도 전문대학 진학자를 위한 교육부의 재정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 올해 전문대학진학지원센터가 추진하려는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크게 다섯 개다. 우선은 수시·정시모집 전형방법을 학생과 교사의 눈높이로 개발해 필요한 시기에 제공하고자 한다. 이 책자를 개발하기 위해 전국에서 명망 있는 진학전문가 교사를 전문대학 ‘진로진학지원단’으로 초빙해 학생의 시각에서 보기 편하도록 책자를 만들고, 이를 필요한 시기에 각 고등학교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교사와 고교-대학연계 차원에서 다양한 정보교류 및 진학 정보 제공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이 밖에 지원단 교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상담코너도 활성화해 신속한 답변을 하도록 하겠다. 각 시도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입시기관 등이 주관하는 대입 설명회에 전문대학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 학생·학부모들에게 전문대학 입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전문대교협과 각 지역의 전문대학이 연계해 ‘지역별 대입박람회’를 개최, 학생·학부모 및 일선 교사들의 상담도 실시하겠다. 이 밖에 일반대학과는 차별성 있는 전문대학만의 특성화학과를 소개해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존중하는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 대학이 아닌 학과 소개 위주로 간다는 말인가.
“그렇다. 전문대학의 경우 일반대학에는 없는 특성화학과, 이색학과들이 많다. 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학생들은 잘 모르고 있다. 지금까지 대학 중심의 진학정보를 제공해 왔다면 앞으로는 학과 중심으로 해나갈 생각이다. 해당 학과를 소개하면서 이 학과가 어느 대학에 개설돼 있는지, 전형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안내하는 자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입시박람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시도교육청에서 주최하는 입시설명회에는 전문대학뿐만 아니라 일반대학도 참여한다. 보통 학생들은 일반대학 부스에 많이 찾아가기 때문에 전문대학은 외면당할 수 있다. 그때 우리는 개별 대학 부스가 아니라 항공승무원 관련 과, 간호학과 등 학과 중심의 부스를 설치해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한 부스 안에는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는 여러 대학의 입시담당자가 자리하고 있겠다. 결국 학생들의 성적보다는 흥미와 적성에 맞춰 직업과 연계된 진로진학 지도가 필요하지 않겠나 싶다.”

- 학생들에게 조언해 준다면.
“앞으로 청소년들이 살아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벌보다는 능력, 그리고 평생학습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전문대학은 일반대학에 갈 수 없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문대학 학과 중에는 일반대학에 없는 전공도 많다.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살리는 진로 설정에 의한 진학이 필요하다. 평생학습이 필요한 시대에서는 ‘재수, 삼수를 해가며 당장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하면 끝’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전문대학에서 실무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직장생활을 하거나 직업의 이동 시 더 필요한 직무능력을 배우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급변하는 시대에 맞는 삶의 자세라 생각한다.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가운데 일반대학에 무조건 진학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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