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서정대학교 산학협력단장

▲ 조훈 산학협력단장

고용정보원이 지난 2월 공개한 ‘2016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 기초조사보고서’에는 연령별 학교유형별 졸업자 분포 현황이 나온다. 이 통계자료를 분석하다 보면 4년제 대학 졸업생에 비해 전문대학 졸업생이 평균 졸업연령과 관련해 사회적 생산성이 높다는 두 가지의 중요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입직연령을 앞당겨 국가 생산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다. 수업연한 다양화에 의해 이미 전문대학에는 4년제 전공별 심화과정과 간호과·유아교육과 등 학과별 3~4학년 과정이 다양하게 개설돼 있어 졸업생들의 졸업연령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5세 미만 졸업자가 4년제의 25.9%에 비해 전문대학은 67.4%로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러한 졸업연령 단축은 입직연령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2016년 말 현재 국내 구직자들의 입직연령은 만 23.6세로 지난 2004년의 22.5세보다 13개월 높아졌다.

▲ 2016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 기초분석보고서.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우리나라의 입직연령은 OECD 국가와 비교하면 3.5세가량 높은 수치다. 더욱이 실제 대졸자만을 고려한 입직연령은 26~27세로 우리나라의 입직연령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높은 입직연령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청년층의 소비력 감소, 만혼으로 인한 저출산 등 우리 사회에 많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만들어낸다. 입직연령이 낮아져야 하는 이유다. 입직연령 감소추이에서 보면 25세 미만 졸업자를 많이 배출하는 전문대학은 국가 생산성지수 향상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는 35세 이상의 대학 졸업자 비율에 있어서 전문대학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50세 이상의 대학졸업자의 경우 전문대학은 전체 대졸자의 2.9%로 4년제 일반대학의 0.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 수치는 전문대학의 교육과정이 평생교육과 평생학습 시대를 지향하는 미래교육의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16년 말 대학민국의 대학진학률이 70% 미만으로 떨어진 이래 갈수록 대학진학률은 떨어지고 있다. 여전히 높은 수치긴 하지만 대학진학률 감소추세는 학령인구의 감소와 함께 대학 입학인원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35세 이상의 대졸인력 특히 50세 이상의 대졸인력 양성의 메카 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사회적으로 ‘사회수요맞춤형 인력배출’이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평생직업교육의 메카로서 전문대학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국가 생산력 지수 향상과 사회수요 맞춤형 노동인력의 창출’이라는 두 가지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 수요가 있는 다양한 연령대의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4년제 대학과는 차별화된 입학자원 유치 전략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수요를 창출하는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전문대학만의 STP(시장세분화→타게팅→ 포지셔닝)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시장세분화전략에서 보면 전문대학 입시시장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수요계층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시장분화형 입시요강’을 만들어야 한다. 만학도전형이나 정부의 선취업 후지원 전형과 같은 표준화된 전형보다 차별화되고 세련된 전형을 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학교유형별, 지역별 특성을 감안해 마케팅의 핵심 포인트인 ‘선택과 집중전략’을 통해 다양한 입학자원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4년제 일반대학에 비해 지역기반이 강한 전문대학만의 특성을 고려한 타기팅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의 집중육성 산업과 4차 산업혁명 요소 등을 감안한 지역중소기술인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에 대한 홍보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학교만의 차별성을 읽을 수 있는 ‘특화형 포지셔닝 전략’이 필요하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과 짧은 시간에 산업기사 등 국가자격과 관련 전공분야의 공인자격 등을 취득해 취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문대학만의 장점을 시장에 소구할 필요가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입학자원확보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은 ‘전문대학의 투자 대비 생산성’을 무기로 개별 단위 학교의 차별화된 입시전략을 설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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