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메 솔레 벤드렐 지음 구광렬 옮김 《후안의 달》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구광렬 울산대 교수가 번역한 그림책 《후안의 달》이 나왔다. 저자 카르메 솔레 벤드렐의 자전적 이야기이도 한 이 책은 성장 소설로 1982년 카탈루냐어로 처음 출간됐다. 아이의 소망과 성장을 담은 이 책은 카탈루냐 삽화상 수상, 스페인 아동문학 베스트 100 선정 도서 등으로 주목을 받고 2015년엔 스펜인어로 재탄생하고 이번에 한글로도 번역됐다.

《후안의 달》에는 어부인 아빠가 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가고 혼자 남은 주인공 후안이 나온다. 후안은 비록 깜깜한 밤 혼자 남았지만 밝게 빛나는 달 덕분에 무서워하지 않고 씩씩하게 지낸다. 하지만 어느 날 아빠의 배가 난파되면서 바다가 아빠의 건강까지 앗아가 버렸다.

아빠가 앓는 것을 보고 후안은 두려움에 쌓이지만 늘 함께 지내던 후안의 달이 찾아와 아빠의 건강을 찾으러 가자고 말한다. 달 덕분에 후안은 용기를 얻고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찾기 시작한다.

저자도 어렸을 때 어머니가 결핵으로 심하게 앓다 돌아가셨다. 당시 생명이 꺼져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어린 자신이 느꼈던 불안함과 엄마를 치료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생생하게 기억해내며 이 책을 펴냈다.

저자는 그저 어린 아이에게도 불행과 불안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게 아니라 자신이 겪었던 그 상황을 똑같이 겪을 수 있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불행을 헤쳐 나가야 하는지, 어떤 용기가 필요한 지 알려주려고 한다.

한편 책 곳곳에 나타난 그림 상징들은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준다. 벽에 걸린 엄마의 사진과 말린 꽃으로 후안이 가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하고 하늘에 떠 있는 달로 후안의 용기를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후안에게 불안을 가져다주는 요소들이 많이 나온다. 날카로운 바위나 세찬 바람, 갈매기의 쉰 목소리, 거대한 문어 등은 후안을 위협하는 것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위협적인 거대한 문어라도 후안의 용기인 달보다는 훨씬 작게 그려져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어떤 시련과 위협이라도 후안의 용기를 빼앗을 수 없다는 걸 표현하고 있다.

저자 카르메 솔레 벤드렐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700여 권의 그램책에 삽화를 그렸다. 유럽, 아시아 미대륙 등 세계 곳곳에서 그림책을 출간했으며 옥토고네 라 폰트 상, 크르 드 생 조르디 상, 카탈루냐 삽화상 등을 수상했다.

옮긴이 구광렬은 1986년 멕시코 문예지 ‘EI Punto'를 통해 등단한 후 30여 권의 문학 저서를 펴냈다. 주요 작품으로는 스페인어 시집 《El espéjo vacío》, 한국어 시집 《슬프다 할 뻔했다》, 소설 《반구대》, 산문집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 등이 있다. 오월문학상, 스페인 대사상, 멕시코문인협회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생각/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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