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젠 국회가 입법으로 대학에 힘을 실어줘야
[사설] 이젠 국회가 입법으로 대학에 힘을 실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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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서는 대학을 경영하는 총장들의 절박함이 엿보였다. 총장단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포함한 대학 재정지원 관련 법안들을 담은 건의문을 국회 사무총장에게 전달하고, 간담회에서도 법안 통과에 힘써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으레 대표 간 간담회인 서밋에서 한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무총장에게 반복된 내용을 전달하며 확답을 요구하는 총장단의 모습은 대학의 위기가 현실로 직면해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번 건의문에 담긴 내용은 △고등교육 재정확보의 안정적 통로를 마련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대학운영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는 사립대학진흥법 제정 △사학 운영의 불확실성을 제고하고 장기적 비전으로 대학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대학구조개혁관련법 제정 △4차 산업혁명 대비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도록 하는 대학혁신지원법 제정 등이다. 재정 확충과 불필요한 규제 철폐, 대학 자율 존중이 골자다.

이는 그동안 대학가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내용들이다. 5차례 열린 본지 주최 서밋에서 총장단은 서밋마다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이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등 대학을 대표하는 기관과 단체에서도 다양한 통로로 대학가의 소망을 전달해왔다.

그럼에도 총장단이 국회 사무총장을 만나 당부를 거듭한 이유는 그간 입법적으로 진행된 게 전무하다시피 해서다. 20대 국회에서도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은 세 건이나 발의됐지만 모두 상임위에 계류 중이며 심지어 상임위 전체회의 안건에 올라오지도 못한 채 전반기 일정이 마무리됐다. 정권이 바뀌고 여당의 4선 의원이 법안을 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현재까지는 감감무소식이다.

입법 과정이 지연되는 사이 대학은 점점 황폐화되고 있다. 대학재정은 인건비를 줄여야 할 만큼 한계에 봉착했고 법적 근거 없는 교육부발 작위적 평가 때문에 대학가는 지표 맞추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4차 산업시대를 대비하고 세계무대에서 경쟁을 해야 하지만 실상은 유학생 유치와 온라인 강좌 개설에도 제한을 둘 만큼 규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각국은 미래 사회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고등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OECD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GDP의 1.1%를 고등교육에 투자하며 중국과 유럽은 유망한 유학생 유치에 국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인다. 미국은 온라인 강의가 교육의 주를 이루는 미네르바 대학을 탄생시켰다.

선진국의 고등교육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미래 사회에서 경쟁에 뒤처지는 모습이다. 예산당국은 고등교육을 여전히 ‘개인의 선택’ 문제로 치부하고 세금 투입을 꺼리고 있으며 정부는 과도한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대학이 경쟁력을 제고하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 통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며 대학 스스로 생존 전략을 찾아 경쟁력을 키우려면 국회에서 입법으로 초석을 깔아줘야 한다. 지금처럼 국회가 이를 방기한다면 고등교육의 미래는 요원할 뿐이다.

20대 국회 후반기 일정이 곧 시작된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새 단장을 하고 공조를 맞출 수 있는 타이밍이다. 국회는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고등교육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진지한 자세로 할 일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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