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8.8.17 금 20:07
칼럼·기고기고
[기고]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정상화를 위하여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대학신문  |  news@unn.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6.03  19:50:5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기사URL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2007년 7월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서 학교법인 임시이사의 선임과 해임, 학교법인의 정상화 등 사항을 심의한다. 11인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각각 3인, 대법원장이 5인을 추천한다. 위원장은 대법원장이 추천한 인사 가운데서 호선한다.

지난 10년간 사분위의 활동은 분쟁을 ‘조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하는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원회의 구성방법은 정치적 세력관계의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시기에 위원들은 야당에서 추천하거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인사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학 문제에 관해 비슷한 성향을 가지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그 결과 사분위는 온갖 사학비리와 범죄를 저지른 ‘구재단’이 학교법인 이사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정상화원칙을 세웠고 이에 따라 비리재단이 다시 학교를 장악하게 됐다. 이들이 내세운 정상화원칙에서는 아무리 학교법인과 학교를 망가뜨려도 그것이 파렴치범이나 폭력범 등이 아닌 이상 복귀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봤고, 심지어 2007년 대법원의 상지학원 판결에서 구재단의 지위를 인정한 것을 구재단에 학교법인의 경영에 필요한 과반수의 이사를 배정해야 한다는 뜻이라고까지 왜곡했다. 그 결과 사분위가 ‘정상화’를 결정한 학교 63곳 가운데 60개 학교에 비리재단이 복귀했다. 그리고 학교법인과 학교는 정상화가 아니라 끊임없는 학내분규가 발생하게 됐다.

한 예로, 상지대는 사학비리 종합백화점이라 할 수 있는 김문기가 복귀하고 나서 학교의 위상은 급전직하했다. 정상화한답시고 파견한 정이사들이 범죄라 할 수 있는 행태를 보이던 중에 다행히도 대법원판결에 따라 정이사 선임이 무효판결을 받았고 다시 임시이사가 파견됐다. 사분위가 사학분쟁조장위원회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사분위 위원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이 소속된 로펌에서 사분위 심의 대상 학교 관련 소송을 수임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동인과 바른이 대표적이다. 위원활동의 공정성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최근 사분위 위원이 새로 임명되면서 면모를 일신하려 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이 정치적 다수의 변화에 순응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뭔가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할 만하다. 먼저 사분위는 이른바 학교법인 정상화원칙을 수정해야 한다. 억울하게 경영에서 배제된 경우라면 다르겠지만, 적어도 비리재단의 복귀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위원의 임명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변호사윤리 해석에 이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법무법인이 사분위가 심의해야 하는 관련 학교에 관한 사건을 수임하고 있는 경우 당해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사분위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다. 위원이 관련 사건의 심의에 한해 기피나 회피 또는 제척으로 처리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는 사분위의 결정에 대한 공정성의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위원이 활동하는 과정에서 위원 소속 로펌이 관련 사건을 수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법무법인이라는 게 어디 그 구성원 변호사와 무관하겠는가? 사건을 위임하는 이들도 사분위 위원이 소속된 법인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까? 관련되는 위원은 사건 심의 때마다 회피를 고민하거나 기피신청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더 이상 사분위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아지기 전에 위원을 사퇴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이제 사분위도 정상화돼야 할 때다.

<한국대학신문> 

<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한국대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많이 본 기사
1
대학기본역량진단, 부정비리 감점· 발표 날짜에 촉각
2
경성대·국민대 등 11개교, 대학혁신지원 시범사업 예비 선정
3
교육부, 학령인구 감소로 2021학년도에 38개대 폐교 예상
4
[특별대담]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변화의 시기 큰 책임감… 고등교육 위기 극복 해결사 될 것”
5
[시론] 우리나라 연구자의 윤리?
6
교육부 “2022학년도 대입에 수능전형 30% 이상 확대하라”
7
산기대, 전국 적성고사대학 연합설명회 개최
8
전자저널 출판사 횡포?…국립대 도서관 공동대응 나서나
9
[단독] 남서울대, 신임 총장 선임놓고 구성원 간 갈등
10
돌풍 불었던 총장 직선제, ‘찻잔 속 태풍’에 그치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등록번호 : (주간)서울 다 - 05879(1988.08.31) | 회장 : 이인원 | 발행인 : 홍남석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이정환
대표전화 : 02- 2223-5030 | 편집국 : 02)2223-5030 | 구독문의 : 02)2223-5050
대학 광고 : 02)2223-5050 | 기업 광고 : 02)2223-5042 | Fax : 02)2223-5004
주소 :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 9길 47 한신 IT타워 2차 14층 (가산동) ㈜한국대학신문
Copyright 1999-2011 ㈜한국대학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unn.net
Family sites :